"한 명이라도 더 구조 못 해 안타까워"…동거차도 주민의 한

입력 2017-03-22 16:06   수정 2017-03-22 16:18

"한 명이라도 더 구조 못 해 안타까워"…동거차도 주민의 한

"세월호 미수습자 9명 모두 가족 품으로 갔으면"

(동거차도[진도]=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한두 명이라도 더 구조를 못 한 것이 두고두고 한(恨)이 됩니다."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에서 미역 양식을 하는 조광원(64)씨는 2014년 4월 16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날 미역 작업을 하고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던 조 씨는 서울에서 친구 전화를 받고 사고 소식을 알게 됐다.

급한 마음에 배를 몰고 현장에 나갔지만, 세월호는 반쯤 잠겨 있는 상태였고, 배 주변에 부유물로 가득했다.

1시간 동안 구조 할동을 펼쳤지만, 배가 작고 속도가 빠르지 않아 바쁜 마음처럼 구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세월호가 선미만 남기고 침몰했고, 조 씨는 구명조끼를 입은 채 표류하던 해경 2명을 구조했다.

바쁜 구조 활동도 잠시, 이번에는 배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자식처럼 아끼던 미역 양식장을 덮쳤다.

사고 이후 조 씨와 동거차도 주민들의 일상은 구조 작업과 방제 작업으로 하루가 편할 날이 없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20여 일 지난 후 조 씨는 주민과 함께 구명조끼와 초록색 체육복을 입은 피해 학생을 건져냈다.

세월호 수색작업이 공식적으로 종료된 그해 11월까지 조 씨는 주민들과 함께 사고 해역을 돌며 미수습자에 대한 구조활동을 펼쳤다.

3년이 흐르고 비로소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됐지만, 조 씨의 마음은 착잡하다.

조 씨는 "지금도 잠이 안 오고 한스러운 것이 해경이나 해군이 와서 구조하겠지 하고 우린 돌아섰는데, 정작 구조를 잘하지 못했다"며 "우리 배에 망치도 있고 로프도 있었는데, 유리창이라도 깼으면 한두 명이라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두고두고 한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가 빨리 인양되어서 수습하지 못한 9명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며 "가족을 찾지 못했던 아픔이 치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 시험인양은 22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됐으며 날씨 등 기상 여건이 좋으면 본 인양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거차도는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에서 불과 1.6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취재진과 피해자 가족들이 긴장감 속에서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minu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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