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양철호 감독, 일신상 이유로 사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을 이끌던 양철호(42)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현대건설은 22일 "양철호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표했다"며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양철호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하고 후임 감독을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4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구단 관계자는 "양 감독님께서 정규리그 후반부터 성적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신 것 같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된 후 사임 여부를 고민하셨고, 오늘(22일) 오전 사임하기로 최종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양철호 감독은 2014년 3월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고(故) 황현주 감독 후임으로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V리그 최연소 감독이었다.
그는 "부임 기간 중 우승"이라는 목표를 내걸었고 두 번째 시즌인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꿈을 이뤘다. 당시 현대건설은 정규리그에서 2위를 차지한 뒤 챔프전에서 IBK기업은행에 3승을 거뒀다.
양 감독은 프로를 경험하지 못한 무명 선수 출신 지도자다.
대학졸업 후 1998년 강원도 동해 광희고 감독을 맡아 바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2000년부터는 서울 중앙여중·중앙여고에서 코치 등을 지냈다.
이후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황현주 전 감독이 지휘하던 흥국생명에서 코치로 일하며 처음 프로생활을 했다.
황 전 감독이 2009년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자 같이 팀을 옮겨 그와 함께 현대건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2009-2010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2010-2011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2012-2013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에서 GS칼텍스에 져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고, 2013-2014시즌에는 5위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그러자 현대건설은 '명가 재건'의 특명을 선수들과 구단 사정을 잘 아는 양철호 수석코치에게 맡겼다.
양철호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구단이 제시한 목표를 완수했다.
그러나 2016-2017시즌 현대건설은 주전 센터 양효진의 부상 등으로 고전했고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우승의 환희는 짧았다. 양 감독은 결국 현대건설 유니폼을 벗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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