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소식에 英하원 의사일정 '스톱'…총리도 의사당서 긴급피신

입력 2017-03-23 05:10  

테러소식에 英하원 의사일정 '스톱'…총리도 의사당서 긴급피신

의원들 트위터로 중계…"폭발음 들었다. 밖에 있는 분들 안전하시길"

스코틀랜드의회도 독립 주민투표 발의안 표결 절차 즉각 중단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점심시간이 지난 평화로운 오후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 모여 안건을 논의하던 하원의원들은 갑작스러운 회의 중단 소식에 긴장감에 휩싸였다.

"즉각 회기를 중단합니다. 의원들은 실내에서 대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린제이 호일 하원 부의장의 긴장된 음성이 스피커로 울려 퍼진 것이다.

밖으로 향하는 의사당의 주요 출입구가 모두 봉쇄된 상황에서 의원들은 스마트폰을 보며 무슨 일인지 파악하려고 하거나 근심 어린 표정으로 서로에게 바깥의 상황을 물어보는 등 긴장에 휩싸였다.

아직 테러 소식이 뉴스로 타전되기 전의 상황이었다.

노동당 데이비드 위닉 의원이 "분명히 심각한 일이 발생한 것 같은데 의장이나 내무장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

호일 부의장은 "정보가 더 들어오기 전에는 현재 밝히기 적절한 때가 아닌 것 같다. 분명한 것은 회기를 중단한다는 것"이라며 "정확한 상황이 파악될 때까지 현 위치를 지켜달라"고 답했다.

의원들의 궁금증은 더해만 갔다.

런던경시청에 따르면 이날 흉기와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한 뒤 경계경보와 전 경찰관 소집령은 이날 오후 2시 40분에 발령됐다.

이브닝 스탠다드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테러는 총리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PMQ)가 끝난 뒤 표결절차가 진행되는 중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의원은 트위터에 "PMQ가 끝난 뒤 표결을 하려던 중에 총격 소리를 들었다. 모두가 무사하길 바란다. 아직 많은 사람이 건물 안에 있다"고 적었다.




당시 총리 질의(PMQ)를 마치고 의회 로비에 서 있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즉각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차량으로 이동한 뒤 다른 곳으로 피신해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했다.

데이비드 리딩턴 하원 의장도 곧 의원들에게 "경찰관이 흉기에 찔렸다. 용의자는 무장경관의 총격을 받았다"고 알렸다.

경계경보가 발령 당시 회의를 위해 의회 건물에 들어서던 의회직원 데니스 번즈는 용의자가 경찰관에게 끌려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포트큘리스 하우스(의사당 부속 건물)에 들어가려던 중이었는데 경찰관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던 한 사람을 잡아 밖으로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리문을 지나는데 한 경비원은 밖으로 대피하라고 했고 다른 경비원은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며 사건 당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스티브 불튼 씨 부부는 50세 생일을 맞아 PMQ를 방청하기 위해 의회를 찾았다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들 부부는 방청을 마치고 인근에서 점심을 하고 있었는데 총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불튼 씨는 "레스토랑에서 나오니까 군중들이 다른 방향으로 대피하고 있었다.면서 사람들이 웨스트민스터 반대방향으로 가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의사당에 있던 일부 의원들은 총격과 폭발음 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었다.

플릭 드러먼드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회기가 중단됐고 폭발음과 총격 소리를 들었다. 밖에 있는 모든 분이 안전하길"이라고 적었다.

목격자 닉 오튼 씨는 이브닝 스탠더드 지에 "3∼4발의 총격이 있었다. 그리고 1분 정도 지나 경찰관들이 들이닥쳤다. 몇 분 만에 어림잡아 200여 명의 경찰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분리독립 주민투표 추진 방침으로 영국 정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스코틀랜드도 테러 소식에 의회의 주민투표 승인 표결을 몇 시간 앞두고 관련 절차를 긴급 중단했다.

당초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수반은 이날 오후 의회에서 영국 의회에 독립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영국 의사당 테러 소식이 알려지면서 야당인 보수당이 회기 중단을 요구했다.

의장은 중단 요구를 거부한 채 표결을 강행하려고 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소셜미디어 등에 회기 강행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의석을 이탈하자 방침을 바꿔 표결을 중단키로 했다.

스코틀랜드 의회도 경계경보가 발령되고 경찰관들이 추가로 긴급배치되는 등 긴장에 휩싸였다.

니콜라 스터전 수반은 트위터에 "웨스트민스터의 끔찍한 사건을 접한 모든 분과 함께 하겠다"며 "관계자들이 용감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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