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체트 독재 시절 반체제 인사 납치 33명에 최고 징역 15년

입력 2017-03-23 06:31  

피노체트 독재 시절 반체제 인사 납치 33명에 최고 징역 15년

대법원 5∼15년형 언도…시신 없어 살인죄는 재판 못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 사법당국이 아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반체제 인사를 납치한 33명의 전직 정보당국 관료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라 테르세라 등 현지언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칠레 대법원은 이날 1987년에 좌파 야당 인사 5명의 납치와 실종에 관여한 33명에게 징역 5∼15년형을 언도했다.

실종된 야권 인사 5명은 피노체트 독재정권이 납치한 마지막 피해자들로 추정된다.

법원은 알바로 코르발란과 우고 살라스 등 전직 정보당국 고위 인사에게 징역 15년 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앞서 다른 인권 침해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복역 중이다.

법원은 다른 피고인들에게 징역 5∼10년형을 언도했다. 한 피고인은 조건부 석방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피해자 5명은 카를로스 카레노 육군 대령의 실종에 대한 보복으로 정보당국에 의해 납치됐다"며 "피해자들의 시신은 바다에 유기됐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그러나 다른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실종된 수많은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시신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 33명의 살인 혐의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지 못했다. 1

칠레에서는 1973년 쿠데타로 집권한 우파 피노체트 독재정권이 1990년 끝날 때까지 반체제 인사 약 4만 명이 고문을 당하고 3천여 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군사정권이 종식되고 나서 영국으로 피신한 피노체트에 대해 인권탄압과 부정축재 등 혐의로 고소·고발이 잇따랐다. 그러나 2006년 12월 10일 그가 91세를 일기로 사망하기까지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칠레 법원은 피노체트 독재정권 시절 자행된 1천200건의 인권유린 범죄에 대한 재판을 진행 중이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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