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kt wiz의 개막전 선발로 사실상 낙점된 돈 로치(28)는 "시범경기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로치는 "아직 100%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kt 구단은 지난해 말 로치 영입을 발표하면서 "2선발급"이라고 못 받으며 "에이스 투수 1명을 더 데려올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특급 외국인 투수 영입은 실패로 돌아갔고, kt 구단은 라이언 피어밴드와 재계약하는 데 그쳤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2선발에서 1선발이 된 로치는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기량만 보면 1선발로 손색이 없다.
로치는 시범경기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져 2승에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했다.
구위가 압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땅볼 유도 능력이 돋보였다. 볼넷을 1개만 내줄 정도로 제구력도 빼어났다.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와 한솥밥을 먹은 로치는 메이저리그에서 최근 2년간 8⅔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경력 자체는 사실 보잘것없지만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땅볼 비율 67.1%를 기록한 점이 눈길을 끈다.
로치는 마이너리그에서도 땅볼 비율 61.6%로 탁월한 땅볼 유도 능력을 과시했다.
비결은 주무기인 싱커에 있었다.
로치는 "포심 패스트볼과 싱커를 주로 던진다"며 "한국 타자들의 콘택트 능력이 좋은 편이라 제구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존과 비교하면 한국은 위아래는 큰 차이가 없고 좌우가 조금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지금까지는 한국 야구와 문화 적응에 어려움이 없다는 로치는 "지금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라며 "개막전에서는 더 나은 투구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6승 1패 1무로 1위를 질주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t는 올 시즌부터 신생팀 혜택이 없어져 외국인 선수를 4명에서 3명만 쓸 수 있게 됐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영입에 실패하며 기대했던 전력 보강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시범경기의 상승세를 정규시즌에서도 이어가려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개막전 선발 중책이 주어진 로치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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