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테러속 죽어가는 경찰 살리려 분투한 英외무차관 '영웅'으로

입력 2017-03-2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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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테러속 죽어가는 경찰 살리려 분투한 英외무차관 '영웅'으로

15년전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때 동생 잃는 아픔 겪기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토비아스 엘우드 외무차관이 현장에 뛰어들어 다친 경찰관을 돕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이자 군인 출신인 엘우드 외무차관은 이날 런던 의사당 부근에서 테러범이 휘두른 칼에 찔려 쓰러진 경찰관에게 달려가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를 시행했다.

경찰관을 살리려는 엘우드 외무차관의 노력은 응급구조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으나 이 경찰관은 끝내 숨을 거뒀다.


엘우드 외무차관의 이런 영웅적 면모는 그가 얼굴과 손에 피를 묻힌 채 경찰관의 자상 부위를 압박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보수당 의원은 엘우드 외무차관이 안전을 위해 대피하라는 경찰 지시에도 굴하지 않고 현장에 뛰어드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동료 의원들은 정파를 뛰어넘어 엘우드 외무차관에게 일제히 경의를 표했다.

벤 하울렛 공화당 의원은 트위터에 "엘우드 의원이 오늘 오후 경찰을 돕기 위해 한 일을 보면 그는 진정한 영웅"이라는 글을 남겼다.

팀 패런 자유민주당 대표도 "오늘 토비아스가 순수하고 단순하면서도 영웅적인 일을 해 의원의 명예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직무를 넘어 경찰관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일로 엘우드 외무차관의 동생이 500여명의 사상자를 낳은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의 희생자라는 개인적 사연이 재조명됐다.

교사였던 동생은 학회 참석을 위해 발리에 갔다가 숨졌으며 엘우드 외무차관은 당시 직접 현지에 가서 동생의 시신을 수습해왔다.

엘우드 외무차관은 2012년 BBC 인터뷰에서 당시 영국 대사관의 끔찍한 대응방식에 충격을 받았으며 특히 보안정보국 MI5가 테러 공격에 대한 사전 정보를 갖고도 국민에게 경고하지 않은 점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엘우드 외무차관은 1991~1996년 정찰병으로 북아일랜드, 키프로스, 쿠웨이트, 독일 등지에서 복무했으며 이후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일하다가 관직에 몸담게 됐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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