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에 환경감시소 설치를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를 부인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스카보러 암초에 환경감시소를 건설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이 23일 보도했다.
화 대변인은 "스카보러 암초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분명하다"면서 "중국과 필리핀 간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인 해남일보(海南日報)는 지난 13일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의 샤오제(肖杰) 시장이 올해 스카보러 암초를 포함해 여러 섬에 환경감소시 설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이 환경감시소 설치 관련 보도를 1주일여 만에 부인한 것은 친(親)중국 성향을 보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관계가 개선되는 필리핀에서 다시 반중(反中)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관측된다.
비탈리아노 아기레 필리핀 법무장관은 지난 20일 스카보러 암초 내 환경감시소를 설치하려는 중국의 계획에 항의할 것이라며 중국이 공세적인 행위로 나오면 다시 미국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오 카르피오 필리핀 대법관도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국토 수호라는 헌법상의 의무를 상기시키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S. 라자라트남 국제학스쿨의 콜린 코 연구원은 "해수 염분과 대기 관련 자료가 일반 지식 발전에 유용할 뿐 아니라 군사훈련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며 필리핀이 이중 목적일 수 있는 환경감시소 설치에 대해 의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난대 다이 판 연구원은 필리핀 관리들의 항의가 중국과 필리핀 간 정치적 신뢰가 결여돼 있음을 반영한다며 지난 몇 년 간 관계가 매우 나빴던 양국에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중국이 발언과 행동에 매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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