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73일 아픔 수면 위로…세월호 '3대 침몰 의혹' 풀린다

입력 2017-03-23 10:44   수정 2017-03-23 11:01

1천73일 아픔 수면 위로…세월호 '3대 침몰 의혹' 풀린다

과적·기계결함·외부충돌…선체조사위원회 활동·진실규명 주목

(진도=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세월호가 침몰 3년 만에 국민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침몰 원인 등 실체적 진실이 규명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세월호는 성공적으로 인양되면 목포 신항으로 옮겨져 선체 수색·조사가 이뤄진다.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침몰 원인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현장 검증'인 셈이다.

검찰은 침몰 원인으로 선사 측의 무리한 선체개조, 과적, 조타수의 조타미숙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힌 가운데 외부충돌설 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검찰 수사 결과로는 세월호 참사의 총체적 진실을 밝히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따라서 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선체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주목받게 됐다.






◇ 선체개조 후 화물 과적이 주원인?

세월호는 국내 취항 전 선실을 증축하면서 복원성이 약화하자 화물을 당초 설계보다 적게 실어 운항해야 했다.

세월호 선박 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은 화물량은 구조변경 전 2천437t에서 987t으로 1천450t을 줄이고 여객은 88t에서 83t으로 5t 축소하는 조건으로 운항을 허가했다.

한국선급은 이처럼 화물량과 여객 무게를 줄임과 동시에 평형수를 1천23t에서 2천30t으로 1천7t을 늘려야 복원성이 유지된다고 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화물을 최대 적재 화물량보다 2배 이상(2천215t) 실으면서 선박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실어야 하는 평형수는 적게 실어 사고를 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선박의 개조로 복원성이 약해졌는데도 화물 최대 적재랑 더 많은 양을 실어 복원성이 떨어져 배가 전복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월호 인양 후 선박 안에 있는 과적 화물 무게를 측정(추정)하고 과적 화물과 침몰 간의 직접적 원인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화물 중에 제주 해군기지로 운반되는 철근 410t이 실려 있었다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조사 결과도 주목받게 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제주해군 기지를 건설하는 업체 간에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관련된 사안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해명했었다.




◇ 조타기 등 기계결함이 침몰시켰나?

검찰은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로 조타수의 조타미숙을 꼽았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도 재판 과정에서 배가 기운 직후 조타실로 갔을 때 타각 지시기가 우현 쪽 15도 정도를 가리켰고 배가 급격히 기운 점으로 미뤄보면 조타수가 처음 타를 돌릴 때 우현 쪽으로 15도 이상 돌린 것 같다고 증언했다.

조타수 조모씨는 평소 100도를 조타하라고 해도 102도, 103도를 잡고 조류나 바람의 영향을 잘 고려하지 않아 조타기 조종 능력이 떨어진다는 진술도 이 선장은 곁들였었다.

특조위는 그러나 조타기와 계기판 등 관련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선박 자체 기계의 구조적 결함으로 침몰이란 대참사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015년 11월 국회를 방문해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조타기에 기계적 결함은 없었는지 등 항간의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 외부충돌설 진위 드러날 것

침몰 원인이 화물 과적, 기계결함 등이 아니라 외부에 의한 충격, 특히 군 잠수함 충격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 수사대'로 불리는 '자로'라는 예명의 네티즌은 사고 당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저장된 세월호의 레이더 영상을 제시하면서 "세월호가 J자 형태로 급변침한 궤적이 나타난 뒤 세월호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의 또 다른 물체의 궤적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자로'는 이 물체가 당시 조류보다 더 빨리 움직였다는 점을 들어 동력이 있는 물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관묵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교수는 "레이더에 잡힐 수 있는 건 쇠붙이인데 이 정도로 잡히려면 상당한 크기여야 한다"며 "잠수함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 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에서 일한 한 보좌관은 "해경이 미군 부대와 교신한 녹취록 속에 사고해역이 항시적으로 잠수함이 다니는 길목이 맞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자로'의 지적을 뒷받침했다.

이에 대해 해군은 "세월호 침몰 당시 맹골수로를 항해하거나 인근 해역에서 훈련한 잠수함은 명백히 없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침몰 당시 선체에 외부 충격이 가해졌는지 등 항간의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shch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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