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일본의 과학 논문수가 줄어들고 있어 세계 과학계의 '엘리트'라는 지위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이처는 23일 발행한 특별판에서 일본의 과학연구 현황에 대한 특집기사를 통해 권위가 높은 세계 과학잡지에 게재된 일본의 논문수가 5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68개 과학잡지에 게재된 일본 논문수는 2012년 5천212건에서 2016년 4천779건으로 433건 줄었다. 일본 논문이 전체 중 차지하는 비중 역시 그 사이 9.2%에서 8.6%로 낮아졌다.
네델란드의 한 출판사가 집계한 세계 2만2천개 과학잡지 게재 논문수 집계에서도 일본 논문의 수는 2005년과 2015년 사이 14% 줄었다.
이는 그 사이 전세계 논문수가 80%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일본이 장점을 보여왔던 재료과학이나 공학 분야의 논문수는 10% 이상 감소했다.
네이처는 이에 대해 "일본의 과학연구가 최근 10년 사이 속도를 잃어버렸다"며 "일본은 오랫동안 과학연구에서 세계의 제1선에서 활약했지만, 과학계의 엘리트였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처는 이런 상황의 배경으로 "한국과 중국, 독일이 연구개발 지출을 늘렸지만, 일본은 대학 교부금을 줄이기 위해 단기고용 연구자를 대폭 늘렸고, 이 때문에 젊은 연구자들이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과학 분야 투자는 2001년 이후 정체돼 고품질 연구를 생산해 낼 능력이 쇠퇴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환경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최대의 과학 대국인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수에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공부하는 일본인 유학생수는 1994~1997년에는 국가별 순위에서 1위였지만, 2015년에는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한국보다 낮은 9위로 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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