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야채 행상을 하는 캄보디아 여성 파 렘(30)은 최근까지 모유를 팔아 생계에 보태며 딸 아이를 홀로 키워왔다.
그러나 모유를 사들여 수출하는 미국 기업이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영업정지 조치를 받자 렘은 "생계를 꾸리기가 너무 힘들다"며 영업 재개를 호소했다.
23일 일간 프놈펜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는 모유 수출을 놓고 논란이 일자 2년 전 자국에 진출한 해당 미국 업체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캄보디아 정부는 모유를 파는 임산부의 건강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모유가 사람 장기의 범주에 포함되는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또 다른 이유다. 캄보디아는 지난해 장기 매매 금지법을 만들었다.
문제의 미국 업체는 캄보디아 여성들로부터 모유를 온스(약 30㎖)당 약 50센트(560원)에 사들어 미국에 공급했다. 갓난아이를 둔 가정용이나 보디빌더의 영양식 등으로 온스당 4달러(4천480원)에 판매했다.
맘 분 헹 캄보디아 보건부 장관은 "여성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수유할 것을 권장한다"며 모유 수출 중단조치를 옹호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캄보디아지부의 이만 모루카 대변인은 "상업적 목적을 위해 가난한 여성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모유도 혈액과 같은 인체 조직으로 간주해 상업화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유를 팔아 생활비를 벌어온 저소득 여성들은 이번 정부 조치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비정규직 재봉사로 일하며 한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욘 티나(40)는 하루에 10온스짜리 병 3개 분량의 모유를 팔면 최고 20달러(2만2천400원)를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봉제근로자에 대한 월 최저임금이 144달러(16만1천 원)인 점과 비교하면 모유 판매가 손쉬운 돈벌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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