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나온 조계종 수행승들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해야"

입력 2017-03-23 13:49  

도시로 나온 조계종 수행승들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해야"

전국선원수좌회, 프레스센터서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청정승가를 구현하는 방편의 하나로 총무원장 직선제가 시행돼야 함을 천명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수행승들의 모임인 전국선원수좌회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0월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불교 인구 및 출가자 감소 등에 대한 종단 차원의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수좌회 공동대표 의정 스님은 "총무원장을 전체 종도의 갈마(안건에 대한 가부를 묻는 행위)를 통해 직접 선출함은 청정과 화합의 역량을 결집해 산적한 적폐를 일소하고 종단의 비약적인 발전을 열망하는 대다수 조계종도들의 공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정 스님은 "파사현정(破邪顯正·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의 심정으로 청정승가 구현의 한 방편으로 총무원장 직선제를 주장한다"며 "중앙종회는 종도들의 여망을 즉각 수용해 직선특위를 가동해 직선제를 관철하라"고 촉구했다.

수좌회는 직선제가 필요한 이유로 청정승풍의 추락과 불자 인구 감소 등을 들었다.

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은 지난해 통계청 종교 인구 조사 결과 불교 인구가 급감한 사실을 지적하며 "1천700년 한국불교 역사에서 내부 문제로 300만 신도가 감소한 것은 심각한 법란"이라며 "종단 내 일부 권승들의 일탈로 불교 이미지가 실추되고 사부대중 수행 공동체가 뿌리째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이어 "직선제는 청정승가와 분리될 수 없다. 청정승가를 다시 세우는 데 있어서 직선제가 가장 율장에 적합하고 전체 종도의 갈마를 통해 율·교·선에 가장 여법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사와 선방에 머물며 수행하던 이판(理判)승이 행정을 담당하는 사판(事判)승의 영역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절박함도 강조했다.

월암 스님은 "눈만 뜨면 공기 좋은 푸른 산인데 회색 도시에 올라온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그런데도 큰마음을 먹고 나온 것은 (불교 위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라며 말했다. 이어 "직선제를 통해 조계종이 희망을 주는 종단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수행승들의 마음을 모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비구·비구니들이 참여하는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지를 묻자 스님은 "아직 구체적인 참여 범위를 규정한 안을 마련해두지 않았다"며 "이번에 허심탄회하게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의정 스님은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종단 측의 수용 여부를 보고 일정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좌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종단에 총무원장 직선제 이행을 촉구했다. 이 성명에는 장로선림위원장 적명(봉암사 수좌) 스님과 부위원장 무여(축서사 선원장) 스님을 비롯해 장로선임위원인 고우(원로위원), 대원(원로위원), 혜국(석종사 선원장), 현기(상무주암 선덕), 성우(용화사 선덕), 지선(백양사 방장), 원각(해인사 방장), 인각(범어사 수좌), 지환(동화사 유나), 정찬(대흥사 유나) 스님 등 1천20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이달 말 임시회를 열어 총무원장 선출제도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행 총무원장 선출제는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의 선거인단과 중앙종회 의원 81명 등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로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지난 1994년 종단개혁 때 도입됐으며 금권·과열 혼탁 선거 등 폐단이 발생해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임기는 10월 종료되며, 조계종은 10월 12일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한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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