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차도까진 못 가도…" 1천73일째 슬픔 나누는 발걸음

입력 2017-03-23 16:17   수정 2017-03-23 16:19

"동거차도까진 못 가도…" 1천73일째 슬픔 나누는 발걸음

합동분향소·납골공원 추모 이어져…"인양 맞춰 늘어날 듯"




(안산=연합뉴스) 최찬흥 최종호 강영훈 기자 = "사고 해역이나 동거차도까지 갈 수는 없지만, 안산에서 마음으로나마 함께 하고 싶다"

세월호가 침몰 1천73일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23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김희원(38·여)씨가 분향소를 찾은 이유를 말하며 울먹였다.

김씨는 "세월호 인양은 당연한 것으로 다른 마음은 없고 미수습자 9명이 모두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김씨처럼 세월호와 함께 올라온 그 날의 슬픔을 나누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117명의 추모객이 방문해 이미 전날 하루 동안 이곳을 찾은 추모객의 수와 같았다. 전날 같은 시간에는 34명이 방문했다.

회사원 김모(25)씨는 "세월호 인양을 보면서 많은 희생자, 미수습자들에게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죄책감을 내비쳤다.

그는 "하루아침에 인양할 것을 왜 3년이나 시간을 끌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참사 13일만인 2014년 4월 29일 문을 연 합동분향소에는 지난달까지 누적인원 64만2천25명이 다녀갔다. 합동분향소 이전 단원구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를 방문한 18만385명을 더하면82만2천410명에 이른다.

안산시 관계자는 "참사 다음 달에는 한 달 동안 34만명이 방문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하루 평균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300여 명까지 와서 슬픔을 함께하고 있는데 인양 소식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동분향소보다 하루 먼저 추모객을 받기 시작한 경기도청 분향소에도 통계를 잡지 않은 2015년을 제외하고 지난 20일까지 1만49명이 찾았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도청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분향소를 계속 운영하고 있는데 추모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마지막 미수습자의 영결식이 열리는 날까지 분향소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안치된 납골공원 등에는 유족들이 찾아 가슴에 묻은 가족에게 세월호 인양 소식을 알렸다.

희생자 70명이 안치된 화성 효원납골공원 관계자는 "참사 이후 매일 하루에 대여섯 분씩 다녀갔는데 오늘도 비슷한 수의 유족들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각각 99명과 84명이 잠든 안산 하늘공원과 평택 서호추모공원에도 유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새벽 동거차도 인근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는 인양이 완료되면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돼 약 87㎞ 떨어진 목포 신항에 거치된다.

zorb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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