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민주주의 상징하는 의사당이자 세계적 관광명소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테러가 발생한 웨스트민스터 궁은 영국 역사는 물론 정치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이번 테러는 영국의 심장부를 저격했다는 것이 외신의 관측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테러 직후 TV 생중계 연설에서 이번 테러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탄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메이 총리는 연설에서 "공격이 일어난 장소는 우연이 아니다. 테러범은 우리 수도의 심장부를 선택해 공격했다. 이곳은 국적과 종교, 문화 구분 없이 모두가 모여 자유,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를 기리는 장소"라고 웨스트민스터 궁이라는 장소가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미국 CNN 방송도 이번 테러사건을 보도하며 사건이 발생한 웨스트민스터를 '영국 정치의 심장부'라고 표현했다.
특히 테러범이 마지막으로 진입을 시도한 웨스트민스터 궁은 영국 의회가 열리는 의사당이다.
인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이름을 딴 웨스트민스터 궁 터는 영국 1천년 역사가 깃든 장소다.
이 자리에는 11세기 잉글랜드 왕이 거주하던 왕궁이 건설됐으나 1512년 화재로 대부분이 소실됐다. 이후 영국 의회 겸 대법원 건물로 활용되다가 1834년 또다시 큰불이 나 웨스트민스터홀, 성 스테판 예배당, 주얼 타워 등 일부 중세 시대 구조물만 남았다.
다시 공모를 거쳐 선정된 건축가 찰스 배리가 외관을, 오거스터스 퓨진이 내부 디자인을 맡아 1840년부터 30년간 공사한 끝에 오늘날과 같은 고딕 양식 건물이 완성됐다.
영국에서 웨스트민스터는 영국 의회를 나타내는 또 다른 수사처럼 받아들여진다. 영국 의회에서 유례한 정치 체제를 웨스트민스터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특히 웨스트민스터 궁에 있는 대형 시계탑인 '빅벤'은 영국은 물론 영국 의회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며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테러범이 영국의 여러 장소 중에서도 웨스트민스터 궁을 표적으로 삼은 것도 이곳이 갖는 의미를 고려해서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979년 당시 보수당 의원이자 전쟁영웅인 에어리 니브를 겨냥한 차량 폭발 테러도 웨스트민스터에서 일어났다.
2004년에는 그린피스 회원 2명이 이라크전 참전에 반대하며 빅벤에 올라갔으며 2008년에는 환경단체 플레인 스튜피드 회원들이 방문객으로 위장해 궁 안으로 들어간 뒤 지붕으로 올라가 히스로 공항 확장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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