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야 제발 잠잠해다오" 팽목항 찾은 시민들 간절한 기도

입력 2017-03-23 17:20   수정 2017-03-23 17:33

"바다야 제발 잠잠해다오" 팽목항 찾은 시민들 간절한 기도



(진도=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바다야, 제발 잠잠해다오'

23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내걸린,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렸다.

이곳만 아니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정도의 바람일 수도 있지만, 현수막이 펄럭일 정도의 바람이 불 때마다 김성화(53·여) 씨는 가슴을 졸인다고 말했다.

"저희는 유가족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애끓는 현수막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마음일 것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의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세월호 분향소에서 딸 아들 또래 희생자들의 사진을 본 순간 눈에서 뜨거운 느낌이 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세월호 사고 후 이제야 처음 방문하게 됐다"면서 "산다는 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늦게 찾아와 미안하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1천73일만에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아직 많은 수는 아니지만, 추모객들이 이곳 팽목항을 하나둘 찾고 있다.

3, 5세 아이 둘을 데리고 울산에서 온 김모(34)씨 부부는 이날 "오늘 아침 뉴스에서 처참한 세월호 모습을 보고 장사를 하루 쉬기로 하고 이곳을 찾게됐다"면서 "빨리 미수습자들이 차가운 바다에서 나와 따뜻한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날 미수습자 가족들이 호소문을 발표했던 팽목항의 붉은 등대에서 시민들 10여 명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세월호 탑승자들의 이름이 적힌 추모 벤치를 손수건으로 닦아내던 한 여성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세월호는 수면위로 6m가량 떠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인양 과정에서 바지선과 세월호 선체가 부딪치는(간섭) 문제가 일어나면서 예정과 비교하면 인양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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