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0세→2020년 38세→2030년 48세…"세대 격차 축소 방안 절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40%에 육박하는 청년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재정적 독립을 달성하는 평균 연령이 갈수록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나이가 48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는 21일 이탈리아 비젠티니 재단의 보고서를 인용, 2004년 30세이던 청년들의 재정 독립 평균 연령이 2020년에는 38세, 2030년에는 48세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구를 수행한 이 재단은 이날 로마 루이스 대학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4년까지만 하더라도 청년층이 부모를 벗어나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데 10년이면 충분했으나 2020년에는 이 기간이 평균 18년으로 늘고, 2030년에는 무려 평균 28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50세가 다 돼서야 비로소 철이 드는 셈"이라고 밝혔다.
독립적인 생활의 기준으로는 고정적 수입, 자가 주택, 가족 부양 능력 등이 고려됐다.
이날 발표에 참여한 재단 관계자는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그리스에 이어 세대 간 자산 격차가 큰 나라라고 지적하며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 아래 소위 '세대 간 협약'을 도출해 높은 연금을 받는 노년층에게 기회를 박탈 당한 젊은 층을 위한 연대 기금을 끌어낼 수 있게 유도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에서 두둑한 연금을 받고 있는 연금 생활자는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또한 젊은 세대에게 세금 혜택을 주고, 청년 정책에 할당되는 추가 기금 마련 등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방안은 윤리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으로 35세 이하의 이탈리아인 가운데 부모를 떠나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전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모에 얹혀사는 청년들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슬로바키아에 이어 이탈리아가 EU 2번째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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