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주장으로 관계만 더 악화…오바마, 런던테러 애도 표명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공화) 미국 대통령과 그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민주) 전 대통령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23일(현지시간) 양측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월 20일 취임식 이후 두 사람 사이에 단 한 차례의 전화통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소속 정당이 다르고 정치 스타일도 180도 다른 두 사람이 대선 직후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는 덕담을 나누는 등 예상 밖의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취임식 이후에는 서로 완전히 연락을 끊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말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한 차례 전화를 걸기는 했으나, 그가 공교롭게도 기내에 있어 전화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후 비서를 통해 답신 전화를 걸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로부터 '백악관을 떠나면서 남긴 친절한 내용의 편지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전화를 건 것'이라는 메시지만 건네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이틀 후인 지난해 11월 10일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첫 회동을 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은 대단한 영광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을 고대하며, 앞으로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공개 칭찬까지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런 우호적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날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틀어지기 시작해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도청 지시' 트윗으로 최악을 맞았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1호 법안이자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트럼프 케어'에 공식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두 사람 사이의 긴장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 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한 테러로 범인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친 것과 관련해 희생자들에게 각별한 애도를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면서 "그 어떤 테러 행위도 우리의 동맹인 영국의 힘과 복원력을 흔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