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장애인기금 '소걸음'…15억원 출연에 10년 걸려

입력 2017-03-26 07:15  

청주시 장애인기금 '소걸음'…15억원 출연에 10년 걸려

민선5기 들어 출연 중단…올 추경예산에 2억원 편성키로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장애인 관련 단체를 보호·육성하겠다며 청주시가 추진 중인 장애인복지기금 조성이 '소걸음'이다.

청주시는 15억원 조성을 목표로 2007년부터 기금 적립에 나섰지만 10년째인 올해까지 12억원을 출연하는데 그쳤다.

장애인단체가 추진하는 프로그램에 이 기금이 지원되지만 금리까지 뚝 떨어지면서 운용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주시가 장애인기금 적립에 나선 것은 2000년이다. 장애인이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때 '청주시 장애인 복지기금 설치·운용 조례'도 제정됐다.

적립한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로 시설과 단체를 지원하고 다양한 복지 사업을 펼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를 토대로 7년 뒤인 2007년 초 기금 조성이 시작됐다. 청주시는 매년 3억원씩 출연, 2010년 12억원을 조성했다. 이자가 불어나면서 장애인 복지기금은 13억원에 달한다.

3억원만 더 출연하면 애초 잡았던 목표액을 달성하는데 민선 5기 출범 이후 기금 조성이 중단됐다. '마이너스 재정'인 상황에서 기금을 적립할 처지가 못 된다는 이유에서다.

민선 5기 후반기인 2013년 장애인 복지기금 이자로 단체·시설 지원을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달 현재 장애인 복지기금 적립액은 13억8천900만원이다. 다른 기금에 비해 턱없이 규모가 작아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청소년자립지원기금 28억9천만원, 양성평등기금 34억원, 노인복지기금 36억6천만원에 비해 턱없이 적다.

장애인 복지기금 활용도 저조하다.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현장문화 체험, 휠체어 장애인과 함께하는 건강 나들이, 감성·전통문화 체험 등 6개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다. 사업 지원비는 모두 더해 2천200만원이다.

작년 지원액도 6개 사업 1천700만원에 불과했다.

청주시는 올해 추경예산에서 장애인 복지기금 출연을 위해 2억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청주시 장애인복지기금 위원회가 작년 말 회의 때 "당초 목표액을 채우라"고 한 충고를 수용한 것이다.

2억원이 확보되면 장애인 복지기금은 목표액을 웃도는 15억8천900만원이 된다.

청주시 관계자는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액 감소로 기금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라며 "추경예산을 편성해 오는 5월 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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