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방위 도청 및 사찰 의혹을 폭로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21일(현지시간) 인터넷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스노든은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인 독일 '세빗(CeBIT) 2017' 행사장과 연결한 화상 통화에서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러시아의 관여에 대해서는 분명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인터넷 사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망명처인 러시아가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사이버 공격을 통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지적이 나오는 건) 선거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첩보기관이 선거에 관여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며 미국도 지난 100년간 81회 정도 관여했다"고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를 개시한 데 대해서는 "조사해야 하며 문제가 있었다면 확실하게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전화로 협의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서는 "부통령조차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플린이 연락을 하고 있었으니 이건 속임수"라면서 "정부가 신뢰를 받기 위해 (사실대로) 밝힐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사람들이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과 정보가 왜 수집되고 누설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첩보기관에 의한 정보수집에 거듭 경종을 울렸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스노든 자신의 삶을 주제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스노든"이 개봉된 데 대해서는 "자신에 관한 영화가 제작됐다니 이상한 기분이 든다"고 감상을 밝혔다. 자신이 "(인터넷 문제의 대표적인) '얼굴' 취급을 받는 데는 다소 위화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오랫동안 같이 한 연인의 존재도 그려져 있다. "지금도 연애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스노든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내가)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기 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줄곧 같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다.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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