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일 前장관 3인…"엄중한 상황…한국 역할 중요"

입력 2017-03-24 11:47  

외교·통일 前장관 3인…"엄중한 상황…한국 역할 중요"

류길재 "풍랑 속의 조각배…헤쳐나갈지는 우리 몫"

정세현 "세월호는 올라왔는데 외교안보는 가라앉아"

송민순, 미·중 이해관계 조화 위한 외교력 발휘 주문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김승욱 기자 = 한때 우리 정부의 외교·통일정책을 책임졌던 전직 장관 3명이 24일 한자리에 모여 실타래처럼 꼬인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류길재·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통일미래포럼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한반도의 미래:외교로 묻고 통일로 답하다' 토론회에서 지금의 외교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저마다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노무현 정부에 참여했던 송 전 장관은 최근의 미·중 갈등을 거론하며 "가장 강대한 두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북한) 하나 못 잡는 것은 두 나라가 이해관계가 안 맞아서 그렇다"면서 미·중간 이해관계를 조화시키도록 우리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우리가 길을 하나하나 차단해서 남은 길은 미국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좋든 싫든 한반도에서 공존해야 하는데 차단했죠. 일본과도 위안부 문제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못 한다고 해서 차단했죠. 중국은 하다 보니까 사드 문제 포함해서 차단돼 있죠"라고 지적한 뒤 "한국 외교는 차단한 길들을 하나하나 열어야 숨을 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도 "중국과 원수 되고 일본과 불편하고 러시아와도 좋은 관계가 아니며 남북관계는 단절됐다"면서 "북핵정책이 잘못돼서 외교안보 및 남북관계와 관련해 길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가 들어서도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제갈공명 3명이 와도 어려운 상황으로, 세월호는 올라왔는데 외교안보는 가라앉아 버렸다"고 질타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통일장관을 지낸 류길재 전 장관도 "현 정세도 문제고 위기지만 우리가 대처하는 방식, 자세가 더 문제"라며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꼬집었다.

그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가장 잘 요약하는 표현이 '풍랑 속의 조각배'가 아닐까 싶다"면서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조각배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풍랑 속을 잘 헤쳐나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단절된 남북관계의 회복을 위해 개성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국내외 여론을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민순 전 장관은 "개성공단을 닫은 것은 굉장한 실책"이라며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데 개성공단을 열겠다고 했을 때 국민이 어느 정도 수긍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상징적인 것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국에서 북한에 북미관계 개선의 시그널을 주고 북한도 핵·미사일 실험 동결 등의 선언을 하는 등의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길재 전 장관도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이 재개돼야 한다고 보지만 쉽진 않다"면서 "개성공단 말고도 모조리 닫혀있는데 인도적인 문제라든가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들을 조금씩 재개하면서 남북간 물밑 접촉을 통해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편 송민순 전 장관은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에 대해 "사드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이라며 "북한 대응용이니 중국은 신경 쓰지 말라는 전제로는 해결인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사드 레이더의 작전배치를 미루는 대신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핵·미사일 동결을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래도 안되면 (사드 배치의) 명분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transi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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