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시사 편성비율 축소도 요구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24일 TV조선과 JTBC,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 3사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종편의 오보·막말·편파 방송이 얼마나 줄어들지 관심을 끈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들 3사 모두에 대해 ' 오보·막말·편파 방송에 따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정제재 건수를 연 4건 이내로 유지하거나 줄여라'는 재승인 조건을 처음으로 부과했다.
재승인 기준점수에 미달한 TV조선에 대해서는 오보·막말·편파 방송으로 인한 법정제재가 프로그램 진행자와 출연자로 인한 경우 진행자와 출연자를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 타 종편에서 제재받은 진행자 및 출연자 배제, 생방송 시사프로그램 축소 등의 조건을 별도로 달았다.
방통위가 이들 3사의 재승인에 이런 조건을 부과한 것은 종편의 오보·막말·편파 방송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한 데 따른 것이다.
방통위가 2014년 종편 재승인 때 부과한 조건의 2016년 이행실적 점검 결과, 방심위에서 작년 오보·막말·편파방송으로 심의를 받은 건수는 TV조선 161건, JTBC 29건, 채널A 74건, MBN 27건으로 2015년보다 증가했다.
이 가운데 행정지도를 제외한 법정제재를 받은 건수는 TV조선이 2014년 13건, 2015년 11건, 2016년 8건, 채널A가 각각 7건, 11건, 7건, JTBC가 각각 6건, 4건, 5건이나 된다.
또 재승인 심사위원회의 '방송의 공적책임·공공성 실현 가능성' 항목 점수가 210점 만점에 TV조선 108.4점, JTBC 148.15점, 채널A 124.85점, '방송발전 지원계획 이행 및 방송법령 등 준수 여부' 점수(100점)는 TV조선 33.62점, JTBC 45.38점, 채널A 41.06점으로 TV조선이 가장 낮다.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등 언론·시민단체들은 최근 TV조선에 대해 "오보·막말·편파보도로 받은 징계가 많이 늘어났고 '시사 교양'을 빙자한 '막말 보도 프로그램'인 시사 토크쇼가 편성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재승인을 반대해 왔다.
방통위는 이에 따라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재승인 조건에서 "오보 등 심의규정 위반으로 인한 법정제재가 방송의 품격을 저해하고 있으므로 이를 매년 4건 이하로 감소시킬 것"을 요구했다.
JTBC에 대해서도 "지난 3년간 최소 법정제재 건수(4건) 이하로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방통위는 특히 TV조선에 대해 내년초 이행실적 점검에서 올해 사업계획서상 프로그램 편성비율과 투자계획 등 재승인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후 6개월 단위로 점검해 조건을 반복 위반하면 업무정지와 승인취소도 하기로 명시했다.
방통위는 아울러 종편 3사에 대해 보도·시사프로그램을 축소할 것도 요구했다.
채널A에 대해서는 '장르별 다양성 제고를 위해 뉴스, 탐사보도, 시사논평, 토론·대담 장르 프로그램을 합산해 매년 전체 방송시간의 34% 이내로 편성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채널A가 사업계획서에서 이들 장르 편성비율을 2017년 39.6%, 2018∼2020년 34.4%로 제시한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비율을 29%대로 제시한 JTBC와 32%대를 약속한 TV조선에도 '사업계획서에서 제시한 비율 이내로 편성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특히 TV조선에 대해 "심사위 종합소견과 마찬가지로 시사토크 등 제작비가 적고 자극적인 특정 장르에 편중된 편성으로 일관하고, 오보·막말·편파 방송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해 종편 사업자의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그러나 TV조선 경영진과 최대주주가 청문회에서 밝힌 구체적인 개선 계획과 개선 의지를 한 번 더 신뢰하고 강력한 조건을 부과해 재승인하기로 했으며,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석진 위원은 "종편은 어느 방송 가릴 것 없이 '품격이 떨어진다'. '오보·막말·편파 방송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종편은 이런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품격있는 방송, 편향성을 갖지 않는 충실한 방송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MBN은 오는 11월 30일 재승인 기간이 만료돼 별도의 재승인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재승인 때는 유효기간 만료일이 같은 JTBC와 MBN, TV조선과 채널A 2개사씩 묶어 심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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