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의 맬컴 턴불 총리가 대표적인 극우 인사의 '무슬림 입국 금지' 요구에 대해 "바로 테러리스트가 원하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턴불 총리는 24일 '3AW' 라디오 방송에 출연, 극우 인사인 폴린 핸슨 연방 상원의원이 지난 22일 런던 테러가 발생한 틈을 타 무슬림 입국 금지 목소리를 높이자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턴불 총리는 "이슬람 테러범의 목적은 사회 다수가 평범한 무슬림에게 등을 돌리게 하는 것"이라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범죄를 모든 호주 무슬림 탓으로 하는 것은 IS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턴불 총리는 이미 핸슨 의원에게 자신의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핸슨 의원은 23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런던을 위해 기도하자며 "이는 무슬림 금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고, 그게 바로 우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야당 노동당의 중진인 앤서니 알바니스 의원은 런던 테러범은 잘 알려진 테러 조직과 연관이 없고 영국 태생이라며 "핸슨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놀라운 일로, 그녀의 본성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의 크리스토퍼 파인 방위산업장관도 호주의 테러 감시 목록에 오른 많은 사람은 시민권자라며 핸슨 의원의 제안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핸슨 의원이 이끄는 극우정당 '하나의 국가'당은 지난해 7월 총선에서 약진하고 최근 지지도를 10%까지 끌어올리는 등 유럽과 미국의 극우파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때맞춰 세를 불려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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