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주자들 "탄핵 주제로 대선 치를 순 없어" 공감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여전한 입장차를 보였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김관용 경상북도지사·김진태 의원·홍준표 경상남도지사(이상 기호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MBC·KBS·SBS·YTN 방송 4사 경선 토론회에 참여했다.
탄핵 반대 태극기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김 의원은 "언제까지나 여기(탄핵)에 머물 수는 없다"면서 "탄핵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도 "탄핵은 역사의 법정으로 미뤄놓아야 한다"면서 "이제 우리에게 닥친 이 현실과 미래를 향해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탄핵을 주제로 대선을 치를 수가 있겠느냐"면서 "이제 탄핵의 벽을 넘어 새로운 우파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집권당이었던 한국당도 탄핵에 책임이 있고 적폐청산 대상이라는 야당의 공격 프레임을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전국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비율이 80%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탄핵을 계속 언급하는 것이 득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고 말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 구속은 막고 숨겨진 진실을 찾아야 한다. 제가 대통령이 되는 그 자체로 해결된다"는 주장을 펼쳐 자신의 출마를 정당화하고 박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공략했다.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2대2로 입장이 엇갈렸다.
특히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바른정당과 손을 잡는 데 대한 입장차가 컸다.
김 의원은 "바른정당은 제대로 된 보수라고 볼 수 없다"면서 "서 푼어치도 안 되는 표를 얻겠다고 하다가 원래 가지고 있던 안방의 알토란 같은 보수표마저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도 "대통령과 같은 당에 있는 세력은 탄핵에 앞장서면 안 된다"면서 "아무 일 없는 듯이 하나로 뭉치는 건 불가능하다"고 거들었다.
반면 김 지사는 "좌파는 완장 차고 설치는데 문재인 좌파 정권이 들어서지 않도록 하는 데 보수가 앞장서서 막아야 한다"면서 "바른정당은 이념적으로 갈라진 게 아니니 다시 만날 수도 있고 손학규 등 여러 사람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도 "범우파 진영이 대동단결해서 대선에 임해야지 좌파 집권을 막을 수 있다"면서 "대통령이 되려면 적과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과거 동지였던 사람은 첫째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동조했다.
홍 지사는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도 나랑 친한 사람이 많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나와 친한 지 오래됐고 앞으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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