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위암학술대회 발표 "위암 치료, 수술만이 능사 아냐"
'아바타 쥐' 활용한 새로운 치료약 개발도 활발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 전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그러나 2년마다 제공되는 국가 암 검진만 잘 받아도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대한위암학회는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2017년 국제위암학술대회'(Korea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Week·이하 KINGCA)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내놓고, 조기검진의 중요성과 신약 개발 현황 등에 대해 소개했다.
위암학회에 따르면 2004~2009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1천658만4천283명 중 위암 판정을 받은 5만4천418명을 대상으로 위내시경 횟수와 위암 사망률(2012년 12월 기준)을 조사해보니 위내시경을 1회 이상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사망률이 49% 감소했다.
이런 사망률 감소 효과는 한번 받은 사람 37%, 두 번 받은 사람 68%, 세 번 이상 받은 사람 81% 등으로 검진 횟수와 관련성이 컸다. 학회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위암 사망률을 낮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혁준 위암학회 학술간사(서울대병원 외과)는 "위내시경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정기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사망률을 낮추려면 2년에 한 번씩은 반드시 위내시경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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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암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위암 치료를 위해 꼭 외과적 수술만 고려할 게 아니라 앞으로 혁신적인 치료약(표적치료제ㆍ면역항암제)을 활용해 환자 몸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런 신약 개발에는 일명 '아바타 쥐' 기술이 동물시험 단계에서 적용되고 있다. 아바타 쥐는 쥐에 인간의 면역세포를 삽입해 사람과 동물 간 차이를 극복하고, 암 세포별ㆍ환자 개인별 특징을 반영한 맞춤형 항암제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 아바타 쥐 기술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 잭슨 연구소의 찰스 리 교수는 암 환자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더 신속하고 효과적인 환자 맞춤형 항암 치료가 이미 현실화됐다고 소개했다.
찰스 리 교수는 "사람과 비슷한 면역기능을 가진 쥐에게 다양한 항암제를 적용한 후 종양 억제 효과를 관찰해 신약 개발에 적용하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라선영 위암학회 홍보이사(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는 "위암 종양에는 다양한 세포가 존재한다"며 "이들 세포를 모두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쥐에게 인간 면역세포를 삽입해 조금이라도 더 사람의 특성과 가까운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 홍보이사는 "다만 아직 항암제로 모든 위암을 낫게 할 수는 없다"며 "위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외과적 수술이 최선이지만 개인별 맞춤형 항암제를 쓰면 암세포 성장과 다른 부위로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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