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지 못해" vs "낙인찍지마라"…劉·南, 마지막까지 '언성'

입력 2017-03-25 11:55   수정 2017-03-2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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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지 못해" vs "낙인찍지마라"…劉·南, 마지막까지 '언성'

모병제·보수후보 단일화 등 곳곳서 충돌

두 후보 모두 "김무성, 선대위원장으로 모실 것"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김동현 기자 = 바른정당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25일 마지막 방송토론회에서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어김없이 격돌했다.

승기를 굳히려는 유 의원과 막판 반전의 기회를 노리려는 남지사는 이날 수도권 정책토론회에서 지난 1∼3차 토론회보다 한층 더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우선 남 지사가 공약으로 들고나온 모병제에 대해 유 의원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재차 못 박으면서 두 후보 간의 언성이 높아졌다.

유 의원이 "정의롭지 못한 모병제를 주장하고 사교육을 법을 만들어 금지한다는 것도 예전에 전두환 정권 때 한 것과 같지 않느냐"면서 "대통령이 헌법을 안 지켜서 탄핵당한 마당에 왜 헌법에 위배되는 정책을…"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남 지사는 "남의 정책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낙인 찍는 것이야말로 정의롭지 못하다"라며 맞받아쳤다.

유 의원이 주장해온 보수후보 단일화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최대 쟁점이었다.

남 지사가 "유 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를 처음 꺼내 들면서 바른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유 의원은 "저는 사과할 일이 있으면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남 후보는 당시 새누리당을 제일 강하게 비난하며 제일 먼저 탈당했는데 정작 경기도에서는 제1연정위원장이 자유한국당 소속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남 지사는 "연정과 단일화를 헷갈리고 있다"며 설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두 후보 간 공방이 뜨거워지자 사회자가 중간에 나서 상황을 정리하기도 했다.

또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각자 제시하는 과정에서 유 의원이 사전에 준비한 판넬을 이용하면서 두 후보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남 지사가 "불공평하다. 자료를 갖고 나와 말하고 있는데 룰에 없었다"고 꼬집자 유 의원은 "방송사에서 판넬 4개까지는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불공정하다면 치우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방청객으로부터 뼈아픈 질문을 받기도 했다.

방청객으로부터 '지지율이 5% 미만으로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은 유 의원은 "어떻게 그리 아픈 질문을 점잖게 하시느냐"며 웃음을 지은 뒤 "지금 지지도에 절대 실망하지 않는다. 낮은 숫자에서 하나하나 쌓는 지지도가 저의 진짜 지지도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남 지사는 방청객으로부터 '금수저' 이미지를 지적받은 뒤 "제가 정말 받은 게 많은 사람으로서 그것을 우리 사회에 돌려드릴 수 있도록, 그런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각자 '내 인생의 한 컷'이 될 만한 사진을 준비해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유 의원은 지난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당시 사진을, 남 지사는 경기도에서 처음 연정이 성공했을 당시 사진을 소개했다.

유 의원은 "당시 대통령이 저를 '배신의 정치'라고 하니 친박(친박근혜)이 매일 회의 때마다 저를 못살게 굴었다"고 농담조로 말한 뒤 "제 인생을 많이 바꾼 사건"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남 지사는 "연정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 정치라고 믿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여야가 힘을 합하고 한지붕 두 가족으로 적과 동침하다 보니 안 싸운다"라고 연정의 효과를 자평했다.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두 사람이 입을 모았다.

유 의원은 "앞으로 새로운 보수의 모습, 개혁적 보수의 모습을 꼭 봐달라"고 호소했고, 남 지사도 "바른정당이 제대로 반성하고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또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이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당내 김무성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앉히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유 의원은 "제가 후보가 되면 김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셔 당의 화합을 도모하고 그분의 경륜을 이번 선거에 적극 반영하겠다"라고 했고, 남 지사도 "제가 선대위원장으로 모셔서 열심히 같이하겠다"라고 말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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