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표심을 잡아라'…민주 대선주자, 연설에 전력투구

입력 2017-03-26 08:27  

'현장 표심을 잡아라'…민주 대선주자, 연설에 전력투구

文 "원팀"·安 감성 호소·李 "진짜 정권교체"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27일 호남지역 순회투표를 하루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연설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후보들은 순회투표 현장에 들를 대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연설을 준비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번 경선이 일반 국민과 당원, 대의원 간 표의 가치를 동등하게 계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져, 현장 대의원 투표를 앞두고 진행되는 연설의 위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박빙으로 치러진 역대 대선후보 경선이나 전당대회에서는 청중들의 기억에 남을 명연설로 표심을 움직여 결과마저도 바꾸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호소력 있는 메시지는 물론 큰절을 하거나 재킷을 입지 않은 채 '노타이'의 셔츠 차림으로 '젊은 기수론'을 앞세워 연설해 최고위원에 당선됐던 의원도 있었다.

이 때문에 각 후보에게 주어지는 12분의 연설시간은 절체절명의 승부를 앞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역 순회경선의 현장 연설이 당원 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메시지를 준비 중이다.

김경수 대변인은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장 투표일은 지역투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날로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며 "어떤 결과가 나와도 한 팀으로 대한민국 바꿔 나가자는 메시지가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야권을 대표하는 '강력한 후보'의 면모를 부각하는 동시에 5·18 광주정신을 헌법에 담는 등의 호남을 향한 정책적인 약속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특별한 퍼포먼스보다는 연설에 충실한, 정면 승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통합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해 절절한 외침으로 당원들의 기억에 남는 연설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다시 호남의 정서에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지역개발 공약으로 호남의 민심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건 이미 잘 아는 사실"이라면서 "호남의 한을 가슴으로 이해한 심정을 담아 연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연설에서 "3당 합당 후 대한민국 민주개혁 세력을 토끼몰이해 호남에 가뒀는데 그 포위망을 뚫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안 지사의 연설에는 2002년 '노무현의 기적'을 만들어 낸 호남 민심을 모아달라는 내용도 담길 가능성이 있다.

참모들은 호남 경선결과가 모든 걸 좌우할 확률이 높은 만큼 보름 전부터 안 지사에게 "정신적·육체적인 사이클을 호남의 연설에 맞추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누구보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호남 민심에 어떤 정권교체가 진짜 정권교체인지를 되묻고 이 시장의 강점을 강조하는 연설을 준비 중이다.

이 시장 측 김병욱 대변인은 "사람 하나 바뀐다고, 세력만 바뀐다고 정권교체이냐는 물음과 함께 진짜 '호남정신'을 구현할 적임자가 이 시장임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라는 정체성을 앞세워 캠페인을 벌여온 만큼 반칙·특권과 타협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능력만으로 국민만 바라보고 온 삶의 과정도 연설의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연설 기교나 기술이 있지는 않지만 진정성을 담은 연설이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연설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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