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부총리 "내일 北협상 관련 외무부 성명 발표"(종합)

입력 2017-03-26 23:13   수정 2017-03-27 08:14

말레이 부총리 "내일 北협상 관련 외무부 성명 발표"(종합)

말레이 경찰, 26일 오전 北대사관 방문…용의자 인도여부 주목

현지 언론 "김정남 시신, 다른 장소로 이송 가능성"

(방콕·자카르타=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당국자가 26일 밝혔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내일 말레이시아 외무부가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한 공식 성명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명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별개의 행사에서 "외무부와 총리실 등이 북한 정부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내가 듣기로는 일부 (사안에서) 결정이 났으며, 이내 발표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남의 시신이 북측에 인도되는지를 묻는 말에 "결정이 곧 내려질 것이란 말만 들었기에 나는 모르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수브라마니암 장관은 보건부는 협상에서 내려진 결론을 따를 뿐이라면서도 김정남이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VX 신경작용제에 노출돼 사망했다는 사실은 뒤집을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조사 결과와 관련해 일관적이고 확고한 입장을 취해왔다"면서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국적 여성과 관련한 사건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브라마니암 장관은 김정남의 유가족에게는 이미 시신 인도를 요구할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이들이 끝까지 나서지 않을 경우 말레이시아 정부가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자녀가 제공한 DNA를 통해 그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그의 가족들이 시신처리를 당국에 일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말레이시아가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시신을 북한에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 출국장에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국적 여성들로부터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김정남 시신인도 등을 요구해온 북한과 비공개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김정남의 시신이 이날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국립법의학연구소(IPKN)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낮 김정남의 시신을 보관해 온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국립법의학연구소(IPKN) 주변에는 사복 경찰관이 다수 배치됐으며, 정부 당국의 의뢰를 받은 운반업자가 시신 한 구를 실어나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현지 언론은 정부 당국자들이 이와 관련해 어떠한 확인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중문 매체 중국보(中國報)는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해 온 셀랑고르 지방경찰청 수사팀 관계자 등 경찰관 4명이 이날 오전 쿠알라룸푸르의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을 약 2시간 30분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치외법권인 북한대사관 내에 은신해 온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리지우 등 김정남 암살 용의자 3명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그동안 이들을 보호하면서 조사에 불응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경찰의 방문 조사는 비공개 협상에서 입장 조율이 이뤄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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