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세번째 영장 청구 전직 대통령 '불명예'
뇌물수수·직권남용·강요·공무비밀누설 등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지헌 이보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27일 오전 11시26분께 박 전 대통령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검찰은 이날 발표와 동시에 서울중앙지법에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접수했다.
지난 21일 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조사를 받고 나서 일주일 만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대통령으로 헌정사에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남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명이 13가지에 달한다.
작년 10∼11월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전 대통령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요 등을 공모한 피의자라고 보고, 8가지 혐의 사실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수사를 이어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을 적용해 5개 혐의를 추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공모한 적이 없다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법정형 10년 이상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을 포함해 역대 전직 '피의자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13개에 달해 사안이 매우 중대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최순실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정호성 전 부속비서관·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공범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이미 무더기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점도 고려됐다.
이 밖에도 박 전 대통령이 전혀 개입하지 않아 모르는 일이라거나, 일부 의혹 사항에 관여한 사실이 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일환이었을 뿐 최씨 사익 챙기기를 도울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하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도 '증거 인멸 우려'로 영장 청구의 사유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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