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국민연금공단에 1천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완선(61)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측이 공단이 입은 손실을 부인했다.
홍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 기일에서 "특별검사 측이 주장하는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46주 혹은 이상'의 적정합병비율을 객관적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특검은 실제 비율인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가 잘못됐다고 하지만 이는 시장 가격을 통해 산출한 것"이라며 "1주당 0.46주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얼마를 손해를 봤다는 공소사실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홍 전 본부장은 다른 투자위원의 의사를 억압해 합병에 찬성하도록 한 적도 없다"며 "설령 본인이 찬성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이는 의견 개진에 불과한 것이며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전 본부장은 2015년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삼성그룹 합병에 찬성하도록 지시하고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조작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국민 노후의 보루인 국민연금공단이 최소 1천388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반대로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주주들은 8천549억원에 달하는 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3월29일 공판준비 기일을 마무리한 뒤 같은 날 첫 정식 재판도 진행한다. 특히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주요 증인이 겹치는 점을 고려해 향후 사건을 병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bangh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