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깔린 20대, 시민이 '영차영차' 힘 합쳐 구조

입력 2017-03-27 15:00   수정 2017-03-27 18:32

버스에 깔린 20대, 시민이 '영차영차' 힘 합쳐 구조

경찰·소방에 시민 10여명 합세…마을버스 밀어 안전하게 구조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길을 건너던 20대 남성이 버스에 들이 받혀 깔리는 사고를 당하자 몰려든 시민들이 버스를 밀어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6일 오후 10시 25분께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소사삼거리에서 보행자 신호에 길을 건너던 A씨(25)가 우회전을 하던 B(59)씨의 마을버스에 들이 받혔다.

우측 앞유리에 머리를 부딪친 A씨는 버스에 밀려 그대로 쓰러져 차량 밑에 끼어버렸다.

버스 바닥 부분을 보고 누운 자세가 된 A씨는 거동이 불가능해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를 구조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버스와 바닥 사이 틈이 좁아서 직접 들어가 구조할 수 없는 데다,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A씨를 무작정 빼낼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관은 우선 A씨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며 시간을 끌었다.

마침 그때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하나둘 사고 현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금세 10여 명으로 불어난 시민들은 경찰관, 소방대원들과 함께 너나 할 것 없이 차량 앞부분을 밀었다.

모두가 힘을 합치자 버스는 점차 뒤로 밀렸고, A씨는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 김구열(21·대학생)씨는 "누군가가 '시민도 도와줘도 됩니까'라고 외치자 경찰관이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다"며 "나를 포함한 남성 7∼8명이 나서 버스를 밀었고, 다른 이들은 쿠션을 가지고 와 사고 피해자의 목에 받쳐 주는 등 도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면 자칫 위험할 수 있었는데, 시민들이 힘을 보태줘 A씨를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며 "버스 기사 B씨는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공식 페이스북(facebook.com/gyeonggipol)에 시민들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올릴 예정이다.

k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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