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령탑과 일본시리즈 우승' 화려한 경력의 힐만 SK 감독
프런트만 12년…44세의 최연소 사령탑인 장정석 넥센 감독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SK 와이번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넥센 히어로즈는 나란히 '파격'을 택했다.
SK는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54)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겼다. 재일교포 출신인 송일수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제외하면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이후 KBO리그 2호 외국인 사령탑이다.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넥센도 이에 못지않다. 넥센은 현장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는 장정석(44) 운영팀장을 감독 석에 앉혔다.
힐만 감독은 KBO리그 역대 사령탑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1990~2001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감독과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의 선수 육성 디렉터를 맡았다.
2003~2007년에는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 감독을 맡아 2006년 일본시리즈 우승, 2007년 준우승을 이끌었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2008~2010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을 지냈다.
SK는 힐만 감독의 화려한 경력 외에도 전술적인 유연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SK는 타자 친화적인 홈 구장에 맞춰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로 라인업을 재편한 결과 리그 정상급 대포 군단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번트와 도루 등 세밀함에서는 약점을 드러내 왔다.
SK의 지난해 팀 홈런은 182개로 전체 2위를 기록했지만 팀 타점은 715개로 9위, 팀 득점도 753개로 9위였다. 심지어 득점권 타율은 0.276으로 10위에 그쳤다.
SK가 힐만 감독을 낙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 특유의 '스몰볼'을 받아들여 닛폰햄에서 우승 경력을 쌓은 그가 팀에 부족한 세밀함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힐만 감독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쳐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SK의 시범경기 희생타 개수는 7개로 공동 2위인 한화, kt(이상 3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힐만 감독 부임 이후 단점을 지워가고 있는 SK가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남길지 관심을 끈다.
장정석 감독은 선수 시절 야수로 58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5와 7홈런 5타점을 기록한 게 전부다. 은퇴 후 현대에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넥센이 생긴 뒤에도 줄곧 프런트로 일했다.
현장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대신 각 파트의 이해관계를 슬기롭게 조율하는 데는 그만한 적임자도 없다.
지도자로서 처음 출발하는 장 감독은 자기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대신 파트별 코치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고 있다. 넥센 특유의 자율 야구는 장 감독 부임 이후 더욱 공고해졌다.
2008년 창단 이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한 넥센이 10년 차인 올해, 장 감독의 새로운 리더십 속에서 어디까지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외에도 올 시즌엔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 김진욱 kt wiz 감독 등 총 4명의 새로운 사령탑이 팀을 지휘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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