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작년 지상파 69건·유료방송 79건 광고효과위반 제재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지상파TV와 유료방송 프로그램에서 특정 업체의 상품이나 명칭 등을 과다 노출해 광고효과를 주는 사례가 노골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최근 낸 '2016년 방송심의 사례집'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TV 프로그램에서 '광고효과' 규정 위반으로 법정제재나 행정지도를 받은 건수는 모두 6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심의규정 위반 건수 256건의 27.0%로, 2015년에 이어 비중이 가장 컸다.
주요 위반 유형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장인물이 상품의 특수기능을 시연하면서 상품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방식, 등장인물 간의 대화 등을 통해 특징이나 장점을 언급하는 경우 등이다.
KBS 2TV '다 잘될 거야'의 경우 간접광고주가 만든 상품의 판매점주로 설정된 등장인물이 간접광고 상품을 보여주며 특장점을 설명하고 구매를 권유하는 표현을 수차례 언급하는 등 부당 광고효과를 줬다가 '경고'가 의결됐다.
MBC '나 혼자 산다'는 출연자들이 평소 운동을 위해 찾는 체육시설의 로고와 상호명을 수차례 노출하고, 화장품 등 간접광고주의 매장에서 상품의 특장점을 언급하는 장면 등을 방송해 '주의'를 받았다.
SBS '신년특집 모닝와이드'는 국내 최고층 빌딩에 입점한 면세점 등의 특장점을 인터뷰를 통해 언급하고 상호를 다수 노출하는 등의 장면을 내보냈다가 '경고'가 결정됐다.
지난해 유료방송 프로그램에서 '광고효과' 규정 위반으로 법정제재나 행정지도를 받은 건수도 모두 79건으로, 전체 제재 건수 710건의 11.1%를 차지했다.
또 '간접광고' 규정 위반은 4.9%인 35건, '가상광고' 규정 위반은 1.1%인 8건으로 집계됐다.
유료방송 중에서는 특정 상품에 대한 광고를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수준의 광고효과를 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e채널 드라마 '라이더스'는 주인공이 영양제를 사러 간 약국에서 약사가 간접광고 상품인 영양제를 보여주며 효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장면 등을 방송해 '주의'를 받았다.
tvN '문제적 남자'는 퀴즈프로그램에서 출연자에게 주는 스마트폰, 로봇청소기 등 협찬주 상품의 성능 등을 자막이나 멘트로 구체적으로 소개했다가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 징계'를 받기도 했다.
방심위는 "지상파 방송사의 경영여건이 계속 악화함에 따라 방송의 상업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며 "방송의 상업화가 더욱 가속화될 경우 시청자의 볼 권리나 방송의 공익성·공공성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유료방송채널은 전체 방송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지상파 못지않은 공적 책임과 방송의 품격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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