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에코폴리스 개발 강행땐 지자체 1천억 손실 우려"

입력 2017-03-28 07:10   수정 2017-03-28 07:54

"충주 에코폴리스 개발 강행땐 지자체 1천억 손실 우려"

충북경제자유구역청 분석…국내외 투자환경 악화, 악재 '수두룩'

공사비 과다·전투기 소음 등 입지 열악…용지 분양 장담 못해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투자자가 나서지 않아 무산 가능성이 점쳐지는 충북 충주 에코폴리스 조성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했을 때 1천억원 이상의 손실이 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외 경제 전망 악화와 열악한 입지 조건 등으로 개발을 하더라도 용지 미분양 가능성이 크고, 이럴 경우 충북도와 충주시 등 사업 참여 지방자치단체가 고스란히 빚더미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졸속적인 사업 추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금이라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충북도 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충주시 중앙탑면 일원 2.33㎢ 부지에 오는 2020년까지 자동차 전장부품, 신재생에너지, 물류유통 관련 산업 집적지인 에코폴리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5년 4월 현대산업개발(38.5%)과 충북도·충주시(25%), 대흥종합건설(16.5%), 교보증권(13%), KTB투자증권(7%) 등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했다.

사업비는 국비 711억원, 지방비 322억원, 민자 2천831원 등 총 3천86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충북경자청에 실시계획 승인 신청을 한 이후 지구 인근 전투기 소음 문제가 불거지고, 국내외 투자 환경까지 악화하면서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최근에는 사업 지속 여부를 놓고 이견이 생겨 충북경자청과 SPC 참여 기업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애초 구상대로 사업을 진행했다가 목표치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 충북도와 충주시가 떠안게 될 손실금이 1천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충북경자청 자체 분석 결과가 나와 사업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준공 후 SPC 청산 시점인 오는 2022년까지 용지 분양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다는 최악의 경우를 예상한 분석이지만 좀처럼 나아지는 않는 대외적 여건을 고려하면 빚더미에 오를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게 충북경자청의 설명이다.

미분양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와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국외 투자 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에코폴리스는 해외 투자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려는 경제특구로, 외자로는 중국 자본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해왔던 만큼 그 타격도 더 클 수밖에 없다.


열악한 입지 조건은 분양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에코폴리스 조성 예정지는 토목공사량이 과다하게 필요한 지역이어서 공사비 증가가 예상되는 데다 중부내륙선철도가 예정지를 관통, 사업비 추가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문화재 발굴이 필요한 구역이 많고 인근 공군부대의 전투기 소음, 주변 도로와 철도보다 지대가 낮은 산업용지 등이 분양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악조건은 결국 조성 원가 상승을 불러 분양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충북경자청이 뽑은 에코폴리스 예상 분양가는 3.3㎡당 약 70만원으로 외국인투자지역이 포함돼 있는 인근 산업단지인 충주메가폴리스(63만원)보다 무려 7만원이나 비싸다.

오는 2021년 조성을 목표로 한 충주북부산업단지 역시 예상 분양가가 3.3㎡당 약 63만원으로 에코폴리스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이들 산단과 경쟁하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게 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충북도와 충주시가 떠안아야 한다. 주민의 혈세로 뒤지는 경쟁력을 메꾸는 꼴이다.

충북경자청 관계자는 "미분양이 장기화하면 매년 30억원 이상의 대출 이자가 추가 발생하고, 금리 인상 시 그 부담액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도 지자체가 책임져야 할 재정부담이 적지 않은데 SPC 참여 기업들이 더 큰 책임부담을 추가로 요구하며 개발에 소극적"이라며 "협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jeon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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