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회사 회생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을 대상으로 직접 설득에 나선다.
28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국민연금을 만나 채무조정에 합의해줄 것을 설득하기 위해 조만간 면담을 하기로 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2조9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전제조건으로 채무조정을 내건 가운데, 국민연금이 찬성해야 채무 재조정이 사채권자 집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당국과 산은은 내달 17∼18일 5회에 걸쳐 열리는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회사채 1조3천500억원·CP 2천억원)에서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연장하는 채무재조정을 성사시킨 뒤 신규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이 가운데 30%에 육박하는 3천900억원 가량의 대우조선 회사채를 들고 있어 국민연금의 사채권자 집회 참석 및 찬·반 여부가 채무재조정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정부의 채무조정안에 대해서 '최순실 악몽' 등으로 쉽사리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등 고민이 깊은 상태다.
대우조선은 조만간 있을 국민연금과의 면담에서 회사의 흑자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향후 자금 운용 계획 등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채권자들에게 회사의 미래를 설명하고 채무조정안에 대해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피같은 돈을 채권에 투자했는데 주식으로 전환되고 상환유예 된다면 어느 누구도 기쁘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날 대우조선은 부채 비율 300%의 건실한 회사로 변신할 것이며 오는 9월 이후 재상장되면 출자전환한 주식 회수도 빨라질 것임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출자 전환 부분은 회사 노력으로 주식 가치를 올려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상환유예한 부분은 3년 후 상환은 절대 염려 없으리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모든 자료를 갖고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주 현황도 설명한다.
대우조선은 올해 들어 6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인 가운데 다음달 중으로 그리스 마란 탱커사와 2억5천만 달러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 수주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또, 이미 건조 의향서를 체결한 미국 엑셀러레이트에너지사와의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의 본계약을 다음달 체결할 예정이다.
1조원이 묶인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2기 인도 지연 문제를 둘러싼 협상에 최근 진전이 있는 점도 자세히 설명한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필요시 소난골과 주고받은 이메일과 계약서 등 정확한 협상 상황을 담은 자료들을 국민연금 측에 보여주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