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긴급이사회 열어 쉬퀴르·에르뎀 자격박탈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월드컵 역대 최단시간 골의 주인공인 하칸 쉬퀴르가 터키정부의 압력으로 갈라타사라이 구단의 회원자격을 박탈당했다.
갈라타사라이 축구클럽 이사회는 26일(현지시간) 특별 이사회를 개최하고 하칸 쉬퀴르와 아리프 에르뎀을 회원자격을 박탈했다고 27일 밝혔다.
구단은 쉬퀴르와 에르뎀이 6년 연속 회비를 미납했기 때문에 회원자격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아키프 차아타이 클르츠 체육청소년부장관이 두 전직 선수의 회원자격 유지를 놓고 구단을 비판한 지 몇 시간 후 회원자격 박탈 결정을 내렸다.
![](https://img.yonhapnews.co.kr/photo/etc/epa/2016/02/25//PEP20160225006501003_P2.jpg)
앞서 지난해 이스탄불검찰은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지지세력과 연계된 혐의로, 쉬퀴르와 에르뎀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귈렌은 터키정부가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인물이다.
이달 25일 구단은 정기이사회를 열어 귈렌 세력 연계 용의자들의 회원자격을 취소했으나 쉬퀴르와 에르뎀을 놓고는 투표를 거쳐 자격을 유지했다.
이후 클르츠 장관은 구단의 결정에 실망을 나타내고 구단이 이를 즉시 시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갈라타사라이는 하루 만에 특별 이사회를 열어 전날 결정을 뒤집었다.
쉬퀴르는 1987년부터 2007년까지 축구 선수로 뛰면서 112회 국가대항 경기에 출장해 51골을 기록한 터키 축구의 '전설'이다.
특히 2002년 월드컵 3·4위전에서 한국대표팀 홍명보로부터 볼을 빼앗아 경기 시작 11초만에 뽑아낸 첫골은 역대 최단시간 골로 월드컵 역사에 남았다.
터키 축구선수로는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에르뎀은 스페인 프로축구의 레알소시에다드와 터키 프로축구 갈라타사라이 등에서 뛰었다.
쉬퀴르와 에르뎀은 2000년 갈라타사라이에서 함께 뛰며 터키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이끌었고, 2002년 월드컵에서는 3위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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