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아 모두 3kg 이하…2.5kg 이하 저체중아 출산율 선진국 최고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신생아가 작아지고 있다. 출생 시 체중이 적으면 당뇨, 고혈압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유럽과 미국에서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일본 신생아가 작게 태어나는 이유는 고령출산과 임신부의 흡연 외에 지나친 다이어트 등이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8일 일찍부터 신생아의 체중감소를 경고해온 후쿠오카 히데오키 와세다(早稻田)대학 이공학연구소 연구원 교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후쿠오카 교수에 따르면 일본 신생아의 평균체중은 2차대전 후 경제성장과 함께 증가해 왔으나 1980년 남아 3.23㎏, 여아 3.16㎏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줄어드는 추세다. 2010년의 경우 신생 남아의 평균체중은 2.98㎏, 여야는 2.91㎏으로 남녀 모두 3㎏ 이하로 줄었다.
주목할 것은 '저체중아'로 불리는 2.5㎏ 이하 신생아의 출산율이 1975년 이후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1975년 5.1%였던 저체중아 출산비율이 90년에는 6.3%, 2000년 8.6%로 높아진 데 이어 2013년에는 9.6%를 기록했다. 이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매우 특이한 것이다.
보통은 엄마의 체격이 크면 아기도 크게 태어난다. 학교급식 보급 등으로 2차대전 후 여성의 체격이 좋아졌다. 30대 일본 여성의 평균 신장과 체중은 1947년 148.7㎝, 49.11㎏에서 2013년에는 158.3㎝, 53.7㎏으로 커지고 늘었다. 그런데도 저체중아 출산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여성들의 날씬해지려는 욕심 때문이다. 야윈 사람은 수정이 이뤄지는 시점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수정 후 2주 동안은 유전자의 작용을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활발하게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다.
비만도 지표인 체질량지수(BMI)를 보면 2015년 조사결과 18.5 미만인 '야윈' 20대 여성의 비율은 22.3%로 5명 중 1명 이상이었다. 30대도 15.5%였다. 20대 여성은 하루 1천950㎉를 섭취해야 하지만 실제 평균 섭취량은 1천700㎉ 정도로 현저히 부족한 형편이다. 미국에서는 BMI가 20~24일 때 별도의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임신하기 가장 쉬운 체격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 필요 이상으로 날씬해지는 건 인간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임신 기간의 영양섭취도 충분치 않다. 임신 중에도 에너지 섭취량을 늘리지 않은 채 임신하지 않았을 때와 같은 량을 섭취하는데 그치는 게 일본 임부들의 특징이다. 출산 후 바로 원래 체형을 회복하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임신 중 체중 중가를 7~8㎏으로 억제하려는 사람이 많지만 체격 차가 있다고는 해도 유럽과 미국의 경우 10~15㎏ 증가하는 건 보통이다.
오사카(大阪)대학의 연구 등에 따르면 임신 중 남편이 실직한 여성이 낳는 신생아는 작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신 중에 겪는 큰 스트레스는 신생아의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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