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얼굴의 일본…'핵무기철폐' 주장하며 '핵무기금지협상'엔 반대

입력 2017-03-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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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얼굴의 일본…'핵무기철폐' 주장하며 '핵무기금지협상'엔 반대

아베 "핵무기없는 세상 만들 것"…현실은 '美 눈치보기'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핵무기 금지협상에는 참석하지 않겠다."

일본 정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시작된 유엔 핵무기금지협약 협상에 불참키로 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핵무기 폐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해 왔지만, 이를 위한 협정을 만들자는 유엔의 협상에는 불참하는 이중적 행태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실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해 7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세계 유일 피폭지 히로시마(廣島) 방문시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유엔의 핵무기금지협약 협정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려면 핵보유국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핵보유국이 불참했다"며 "이런 상태의 협정은 핵보유국과 비보유국간의 대립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유엔이 핵무기금지협약을 제정함으로써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으려 함에도 여기에 힘을 보태지 않은 채 '핵보유국과 비보유국간 갈등'이란 궁색한 변명을 하며 핵보유국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런 방침은 일본내 피폭자 단체가 지속해서 유엔 핵무기금지협약 협상 참가를 요구했던 것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이런 행보가 지나친 미국 눈치보기의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의 찰떡 공조를 통해 북한은 물론 해양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응해야 하는 아베 정권으로서는 미국의 눈 밖에 나는 결정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점이다.

일본이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받게 되는 안보환경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취재보조 : 이와이 리나 통신원)




choina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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