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컨소시엄안 놓고 채권단-박삼구측 평행선…소송갈 듯(종합2보)

금호타이어 컨소시엄안 놓고 채권단-박삼구측 평행선…소송갈 듯(종합2보)

채권단 조건부 컨소시엄 수용에 박 회장 측 "검토의 가치도 없다" 발끈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윤보람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구성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 회장 측은 그러나 이번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 "검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혀 결국 법적 소송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은행은 주주협의회에 부의안 안건 2건 중 우선매수권 행사기한 내에 구체적이고 타당성이 있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할 경우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한 안건이 가결됐다고 28일 밝혔다.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요구안은 부결됐다.

컨소시엄의 구성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컨소시엄을 허용할 수는 없고 일단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내면 채권단이 그 내용을 보고 허용할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컨소시엄 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산업은행으로서는 한발 물러난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통해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결시키고 한편으로는 자금계획서를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고 이율배반적인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검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박 회장 측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다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없어 채권단의 선(先) 제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컨소시엄안을 제출하는 대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 측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법적 소송으로 끌고 가더라도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허용할 경우 더블스타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입찰이 진행될 당시 더블스타가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에 대해 문의하자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구성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더블스타에 보낸 바 있다.

정치권이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도 변수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의 관심은 더블스타냐 박삼구 회장이냐가 아니라 금호타이어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다"며 "금호타이어가 불안정하면 채권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차입금은 현재 1조3천억원가량이다. 채권단이 이번에 금호타이어의 지분 6천636만8천844주(지분율 42.01%)를 팔더라도 채권을 회수해야 하는 일이 여전히 남는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오후 산업은행을 방문해 매각 관련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의 조합원 서명서를 제출하고 돌아갔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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