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 입찰 D-1 '몸값 띄우기' 먹혀들까

입력 2017-03-28 14:53  

도시바메모리 입찰 D-1 '몸값 띄우기' 먹혀들까

10곳 이상 응찰설에 日정부 개입설도 나오며 후끈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그룹해체 위기에 빠진 도시바(東芝)가 4월 1일자로 분사하는 도시바메모리의 몸값을 올려 팔려는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막판 시선이 쏠리고 있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파산법 절차밟기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매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바 측은 지난 2월 3일 1차 입찰에 실패한 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을 동원해 몸값 띄우기를 시도했다. 한국 SK하이닉스와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공동 출자설이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가 기술과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정부계 일본정책투자은행이나 관민 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출자하는 방안 등도 흘리며 몸값을 1조엔(약 10조원)에서 2조엔대로 띄워놨다.

도시바가 이처럼 몸값 부풀리기에 나선 것은 매각을 통해 WH에서 생긴 7천억엔대의 손실을 메꾸고, 운영자금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의도대로 입찰이 진행되는 것만은 아닌 분위기다.

도시바메모리 입찰은 29일 마감하지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망설이는 출자자와 협의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해외 기술유출을 염려하는 목소리는 매각 협상을 꼬이게 할 수 있다.

도시바가 설립하는 도시바메모리를 놓고는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경쟁업체와 메모리의 안정적인 조달을 노리는 거래처, 낙찰 뒤 최고치 매각을 노리는 투자펀드도 가세해 경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도시바 측은 일절 밝히고 있지 않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10곳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업체 수에 대한 출처나 증거는 없다.

도시바는 이번에 새 회사 주식의 과반을 판다. 순자산 6천억엔 정도의 새 회사의 사업가치는 1조5천억엔에서 2조엔이라고 흘리고 있다. 출자 기업은 무형의 경제적 자산을 얻게 된다고 주장한다.

출자기업은 29일까지 금액과 취득 비율을 제시하지만 도시바는 우선 교통정리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공장을 유지하려는 도시바와 이익을 우선하는 인수후보 간에 의도는 뒤엉킨다.

이번 입찰로 우선협상자가 결정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본정부계 금융기관도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매각할 곳이 외자일 경우 일본정부는 외환법에 의한 사전심사 대상으로 할 방침이다.

군사적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고, 특히 중국으로의 유출을 경계한다. 도시바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최종 낙찰까지는 곡절이 있을 것 같다. 도시바의 전략은 그간 상당히 노출됐다.

외국 업체 배제설 등을 흘리며 출자 후보 기업들의 심기도 불편하게 했다. 회생이 어려운 도시바가 너무 많은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 이번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는 상황이다.




지분을 최대 19.9%로 제한해 2월 3일 마감했던 1차 입찰 때 도시바는 흥행에 실패했다. 당초 10곳 이상이라고 흘렸지만 절반 정도인 5곳가량만 응해 유찰됐고, 이번에 지분을 늘려 사실상 재입찰한다.

입찰 마감을 하루 앞두고 도시바 주가는 이날 강보합세로 출발했으나 폐장 전인 오후 2시 27분 현재 전날보다 4.30엔(1.97%) 내린 214.10엔에서 거래됐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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