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우조선 손실분담 큰틀 합의…30일까지 협약서 제출

입력 2017-03-28 15:05   수정 2017-03-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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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우조선 손실분담 큰틀 합의…30일까지 협약서 제출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성공 '조건부 동의'…채권자 간 '치킨게임' 돌입

일부 시중은행, 산은에 추가 감자 요구…관리 책임론 비등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042660] 회생을 위한 출자전환 등 채무 재조정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

이는 회사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야 시중은행도 참여할 수 있다는 '조건부 동의'다.

사채권자들이 채무 재조정에 동의해야만 시중은행이 뒤따르고, 국책은행이 대우조선에 2조9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대우조선 추가 지원방안이 완성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산돼 채권자들은 더 큰 손실 부담의 위험성을 안은 채 법원에서 채무를 재조정하게 된다. 채권자들 간 '치킨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28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0일까지 시중은행들로부터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받기로 했다.

산은이 협의안을 만들면, 시중은행들이 여기에 동의하는 방식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 무담보채권 7천억원 가운데 80%(5천600억 원)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20%는 만기를 5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이 신규 수주를 하면 5억달러 규모로 선수금환급보증(RG)을 선다는 데도 합의했다.

지난 27일 열린 채권단 협의회에서 일부 시중은행은 출자전환에 앞서 산업은행이 추가 감자를 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으나, '채무 재조정 동의'라는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시중은행들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대우조선 구조조정의 '키'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도 출자전환 조건으로 산은의 추가 감자를 요구했다는 얘기가 비공식적 통로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주 내로 시중은행들의 채무 재조정 동의가 완료되면 사채권자 집회라는 가장 어려운 고비가 남는다.

시중은행들이 사채권자들도 참여해야 손실을 부담하겠다는 '조건부 동의'를 한 터라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이 되지 않으면 금융당국과 산은이 세운 자율적 구조조정 계획 자체가 물거품이 된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은 즉각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구조조정 수단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으로 가야 한다.

현대상선[011200] 구조조정 당시에도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이라는 조건이 맞물려 하나라도 성공하지 못하면 회사가 법정관리로 가야 했다.

당시 현대상선에 배를 빌려준 용선주와 사채권자들은 서로 '네가 지원에 동의해야 나도 동의하겠다'는 식으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용선주들은 산업은행에 현대상선을 지원할 신규 자금을 얼마만큼 내놓을 수 있는지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대우조선 구조조정 때도 이 같은 양상은 반복되고 있다.

산은·수은 등 국책은행은 시중은행과 사채권자들이 채무 재조정에 동의해야 신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시중은행들은 사채권자들이 동의해야 함께 출자전환에 나설 수 있다고 하고 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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