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경선 누적 투표자수 10만명 돌파
安 "단디 하겠다"…부산·포항·안동 훑으며 지지 호소
孫, 상주 재보선 현장 방문…朴 대구서 표심 다지기
(부산=연합뉴스) 홍지인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은 28일 세 번째 순회경선 지역인 부산·경남(PK)에서 1만 명 이상의 투표 참여를 이끌어내며 흥행에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승부의 추가 일찌감치 안철수 전 대표 쪽으로 기울어진 탓에 참여 열기는 '호남 대전'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말 호남경선에서 압승한 안 전 대표가 자신의 고향에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재점화를 시도한 가운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제각기 역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이날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후보 합동 연설회에 참석한 700여 명의 지지자는 각자 지지후보의 이름을 목청껏 연호하고 호루라기를 불며 투표장 열기를 띄웠다.
당 차원에서는 지난 25~26일 정치적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의 경선 열기를 상대적으로 당세가 약한 PK 지역에서도 이어 가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였다.
오전 한때 투표율이 예상보다 부진하자 박지원 대표는 트위터에 "지역위원회별 투표자 수가 나오니 각별히 유념하세요. 지역위원장님들은 발로 뛰세요"라면서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당 선관위는 투표 마감 시간도 당초 오후 6시에서 오후 7시로 한 시간 연장했다.
최종 투표수는 1만180표로 집계됐다. 오후 6시까지 9천543명이 참여한 것을 고려하면 투표시간을 연장한 덕분에 당초 목표치였던 1만 명을 간신히 넘긴 셈이다. 호남 경선 투표자 수 9만2천823명을 더하면 누적 투표자 수는 1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박이 났다"고 자평했다.
◇ 안철수 '여유' vs 손학규·박주선 '긴장'…PK 구애작전도 = 이날 주자들의 정견발표에서는 날카로운 긴장감이 흘렀다.
사회자의 식순 소개를 들으면서도 안 전 대표는 미소 띤 편안한 표정이었던 반면,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은 굳은 얼굴로 원고를 들여다봤다.
먼저 단상에 오른 손 전 대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저 손학규, 건재하다. 반드시 역전 만루 홈런을 때리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연설 도중 안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이 앉은 청중석을 향해 "이쪽에도 박수 좀 치세요. 야속하게 나는 안철수 지지하니까 박수 안 치고 그러면 안 됩니다"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다음으로 연설한 박 부의장은 "이변 없는 경선은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우리만의 행사가 된다. 달밤에 체조하는 격"이라며 '안철수 대세론'에 견제구를 던졌다.
다만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안 전 대표는 다른 주자에 대한 견제를 자제하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양강구도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는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는 이미 시작됐다. 여기 계신 손학규 후보, 박주선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 하겠다. 함께 국정을 이끌어가겠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이어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 누군가"라며 "단디 단디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밀어주이소. 반드시 기필코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외쳤다.
◇ 장외 응원전 치열…주자들, 다음 경선지 TK로 이동 = 오후 1시 30분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주자들이 차례로 벡스코에 모습을 드러내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지지자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한 데 모여 구호를 외쳤다.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은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초록색' 우산을 쓰고 '강(强)철수'를 연호했고, 손 전 대표 측은 "손학규! 대통령!"을 외치며 손 전 대표를 응원했다. 박 부의장 쪽에도 30여명이 모여 함성을 질렀다.
주자들은 연설회를 끝낸 뒤 30일 4차 순회경선이 열린 대구·경북(TK)으로 향했다.
안 전 대표는 곧장 경북 포항으로 이동, 철강공단 내 현대제철 포항공장과 죽도시장을 잇달아 찾았다.
그는 현대제철에서 "6년간 포스코 사외이사를 해 누구보다 철강 분야는 잘 안다"며 "철강산업이 중국 추격과 세계 경제 침체로 어려움이 큰데,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노동조합을 방문해 "대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며 "30일 대구에서 열리는 국민의당 순회경선 투표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전 대표는 경북 상주를 방문,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를 격려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를 책임져야 할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의 출마는 안타까운 일"이라며 "힘들게 정치를 해온 만큼 이제는 김영태 후보로 바뀔 때가 ?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찾은 박 부의장은 연설회를 마친 뒤 대구로 이동해 당원 및 지지자들과 식사하며 표심을 다졌다.
◇ '호남 안철수 지지, 보조타이어격' 발언에 "문재인 펑크난다" 맞받아쳐
전날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압승한 것에 대한 견제와 신경전도 있었다.
박 대표는 인사말에서 "'광주에서 제발 문재인이 1등 해라' 이렇게 바랐는데 제 점괘가 맞아서 문재인이 1등 했다. 축하를 보냅시다"라면서 "자기 식구들이 모여서 60% 나왔는데 우리 국민의당은 국민이 걸어와서 65%가 나왔기 때문에 1대1로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후보가 대결하면 대통령은 국민의당"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문 전 대표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이 라디오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호남 압승에 대해 '보조 타이어 격으로 지지해준 게 아닌가'라고 평가절하한 것에 대해 "옳은 얘기다. 문재인 후보는 대선 기간에 펑크 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펑크난 타이어는 중도에서 포기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당 후보가 지금 지지도는 낮지만 결국은 이긴다는 것을 민주당에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께 보고 드린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 대표는 지난 주말 호남 경선에서 유권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이른바 '차떼기'가 있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확하게 파악해 만약 사실일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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