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문재인과 싸워 이기겠다" 南 "유 후보 열심히 돕겠다" 승복
뒷풀이 만찬서 김무성 업은 劉 "金 선대위원장과 당 승리 이끌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마지막 관문인 후보자 지명대회가 28일 막을 내렸다.
창당 2개월밖에 안 된 신생 정당이지만 당의 첫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자리는 거대정당 못지않게 열기가 뜨거웠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마지막까지 양보 없는 대결을 벌였지만 후보가 결정된 이후에는 당의 승리를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지명대회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후보 이름이 적힌 손팻말과 막대 풍선 등으로 무장한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올림픽홀 2천700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당 색(色)인 파랑 넥타이를 맨 유 의원과 남 지사가 손을 잡고 함께 무대에 오르자 행사장이 함성으로 가득 찼다.
두 주자는 정견발표에서 양복 재킷까지 벗어가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대의원 현장 투표에 앞서 한 표라도 더 끌어내기 위한 마지막 승부였다.
네 차례의 정책토론회에서 유 의원에 패한 남 지사는 '4전5기 신화'의 홍수환 복서가 1977년 파나마의 카라스키야 선수에 역전 KO승을 거둔 영상을 보여주고서 "바로 남경필이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발표한 유 의원은 "반기문, 황교안, 안철수, 안희정, 홍준표까지 나올 사람 다 나왔고 마지막 타석에 저 유승민이 딱 들어섰다"며 "제가 지금부터 감동의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5시15분께 이종우 선거관리위원장이 경선 결과를 발표, 유 의원이 후보로 선출됐다.
유 의원은 동료 의원과 당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남 지사와 함께 무대 위로 올라갔다. 두 주자는 서로 끌어안았다.
경선 기간 감기를 앓아온 유 의원은 수락 연설에서 쉰 목소리로 "본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싸워서 이길 강한 후보는 저 유승민"이라며 "문재인과 싸워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남 지사는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했다"며 "이제 우리 유승민 후보가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유 의원의 후보 선출을 계기로 화합하는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최근 불화설이 제기된 유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행사 이후 같은 당 의원, 당협위원장 등과 뒷풀이 만찬을 하면서 단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만찬에서 "나와 유승민은 아무런 문제도 없고 이제 당이 하나로 돼서 함께 힘차게 간다"며 "여러분들이 모르는 유승민과 나의 흐르는 강물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에 유 의원은 "우리 선대위원장님과 함께 당을 승리로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김 의원을 등에 업기도 했다.
이날 바른정당은 과열경쟁을 방지하고자 후보별로 동원할 수 있는 당원을 100명으로 제한했다.
이 때문인지 당원들도 상호 비방보다는 각자 지지하는 주자를 응원하며 다 같이 행사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유 의원 지지자들은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대통령! 유승민!"을 연호하며 기다렸고 남 지사 지지자들도 '준비된 미래 남경필', '사교육 철폐 남경필', '내가 믿는 남경필' 등의 슬로건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했다.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진행된 랩 공연 도중 김성태 사무총장이 선글라스를 끼고 무대 위로 올라가 춤을 춰 당원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다수 당원이 현장투표를 마치자마자 자리를 뜨는 바람에 후보자 지명 때 행사장 절반가량이 비는 등 썰렁한 모습도 연출됐다.
현장투표에 참가한 대의원도 총 2천713명 중 1천495명에 그쳤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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