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98살 할머니 항일빨치산에 '살가운 예우'

입력 2017-03-28 17:02  

北김정은, 98살 할머니 항일빨치산에 '살가운 예우'

혁명박물관 시찰서 황순희 관장 손 꼭 잡고 포옹 '연출'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고령의 항일 빨치산 투사를 극진히 예우하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8일 김정은이 최근 증·개축을 거친 조선혁명박물관을 시찰하는 모습을 방영하며 그가 황순희(98)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을 만나는 스틸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김정은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 황순희를 허리를 굽혀 포옹하거나, 환한 웃음을 지으며 황순희의 휠체어 곁에 바짝 붙어 앉아 손을 꼭 잡는 등 살가운 모습을 연출했다.

김정은과 황순희 주변에서 최룡해·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박수를 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시찰 기념사진에서도 휠체어에 탄 황순희는 김정은과 함께 맨 가운데 자리했다.

노동신문은 기사에서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께서는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인 항일혁명투사 황순희 동지를 몸소 만나시고 건강도 염려해 주시면서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시였다"고 이날 만남을 묘사했다.

황순희는 과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 등과 함께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한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 인물이다. 김정숙 사망 이후 어린 김정일을 생모 못지않게 각별히 보살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께 빨치산 활동을 했던 황순희의 남편 류경수는 6·25전쟁 시기 서울에 첫 입성한 북한 105탱크여단 여단장으로도 유명하다.

김정은은 이전에도 수차례 공개 석상에서 황순희를 각별히 챙기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황순희는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열린 김정일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주석단 맨 앞줄에 앉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북한이 항일 노(老)투사들을 극진히 대하는 김정은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이른바 '백두혈통'을 옹위한 '빨치산 혈통'들을 본보기로 대접하며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독려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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