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힘겨운 승리'…여전히 무딘 '창과 방패'

입력 2017-03-28 22:13   수정 2017-03-28 22:29

슈틸리케호 '힘겨운 승리'…여전히 무딘 '창과 방패'

1골에 그친 허약한 공격, 역습에 혼쭐난 수비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갈림길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지만 슈틸리케호의 공격은 여전히 무뎠고, 뒷문은 불안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홍정호(장쑤 쑤닝)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키며 1-0으로 승리했다.

중국과 최종예선 6차전 원정에서 0-1 충격패를 당한 터라 태극전사들은 '조 2위 유지'를 위해 전반 초반부터 독기(毒氣)를 품고 뛰었고, 전반 4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홍정호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일찌감치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초반 득점은 전술적인 변화의 덕이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4-2-3-1 전술 대신 전방의 공격 자원을 늘린 4-1-4-1 전술을 꺼내 들었다.

여기에 그동안 교체멤버로 주로 사용했던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며 기동력을 강조했다.

좌우 측면에도 발이 빠른 손흥민(토트넘)과 남태희(레퀴야)를 내세웠다. 여기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고명진(알 라얀)을 공겨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혼자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기는 공격적인 중원 조합을 선택했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부터 시리아를 흔들었고, 전반 4분 만에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른 결승골까지 뽑아내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이른 선제골에 이어 추가골을 기대했던 팬들의 기대는 점점 꺾이기 시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위인 한국은 FIFA 랭킹 95위의 시리아를 상대로 '점유율 축구'만 구사했을 뿐 실속있는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 동안 공격 전개 시에 3-4-3 전술로 변형해 스피드 있는 공격에 나섰지만 문전에서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그나마도 전반 중반부터는 시리아의 몇차례 역습에 당황하며 다시 수비를 강화하는 4-2-3-1 전술로 돌아왔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팬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위협적인 공격은 보여주지 못해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야 했다.






수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반 30분 시리아의 프리킥 상황에서 공격수를 놓쳐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해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특히 후반 25분에는 역습 상황에서도 수비수들이 알 카팁 피라스를 놓치며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슈팅을 내줬고, 골키퍼 권순태가 '슈퍼세이브' 막아내 겨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에 수비 강화를 위해 한국영(알 가라파)를 투입하고, 힘이 빠진 황희찬 대신 이정협(부산)을 교체로 내세우며 추가골 사냥에 나섰지만 스피드 없는 공격은 시리아의 수비에 번번이 막히고 말았다.

집중력이 떨어진 한국은 후반 막판 시리아의 맹공에 당황했고, 시리아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행운 덕분에 1-0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시리아전 승리로 위기를 넘겼지만 슈틸리케호는 여전히 공수에서 '2% 부족함'을 드러내며 팬들의 걱정을 덜어내지 못했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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