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축구' 시리아 공세에 수비벽…오히려 시간 지연으로 경고받아
내년 6월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감독 교체 논란 이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울리 슈틸리케(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불거진 '경질설'에 한숨을 돌렸지만, 월드컵 본선 경쟁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조별리그 A조 7차전에서 시리아에 1-0으로 이겼다.
지난주 중국 창사에서 열린 중국과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해 위기에 놓인 한국은 일단 안방에서 시리아를 잡으면서 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월드컵 본선에는 A조와 B조 1, 2위가 직행하기 때문에 아직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향해 가고 있는 셈이다.
경기 전까지 조 3위 우즈베키스탄에 불과 승점 1 차이로 앞서 있던 한국은 이날 시리아를 꺾었으나 내용 면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해 '슈틸리케 감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도 여전히 힘이 실리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홍정호(장쑤 쑤닝)의 선제골로 1-0을 만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시원한 '골 잔치'를 열면서 최근 경기력 논란을 확실히 잠재울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후반 시작부터 중반까지는 오히려 시리아의 거센 공세를 막기 위해 수비벽을 쌓는 모습에 축구 팬들은 답답해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위 한국과 95위 시리아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후반 추가 시간에 상대 슈팅이 한국 골대를 때릴 정도로 경기 내용에서는 팽팽했다.
공 점유율은 55%-45%, 슈팅 수 13-10, 유효 슈팅 수 6-4 등으로 한국이 내용 면에서 근소하게 앞섰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합격점'을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시리아와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상대 '침대 축구'를 비난하던 한국 축구가 이날 골대를 강타당하고 나서는 골키퍼 권순태가 오히려 시간 지연 행위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만일 슈틸리케 감독을 교체한다면 시기적으로 이번 시리아와 경기를 마친 뒤가 가장 적당하다는 평이다.
다음 8차전이 6월 카타르와 원정 경기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이후로는 8월 이란과 홈경기, 9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이기 예정돼있기 때문에 경기 사이 간격이 애매하다.
또 감독 교체 카드가 어차피 2018년 6월 시작하는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본선을 약 1년 2개월 앞둔 지금이 감독 교체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반면 슈틸리케 감독으로 남은 예선 일정을 진행한다고 하면 본선까지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확실한 힘을 실어주는 편이 낫다는 주장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허정무 감독이 2년 넘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했지만 2005년 10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영입한 2006년 독일 월드컵, 2013년 6월에 홍명보 감독이 취임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모두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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