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누네스 커넥션 소용돌이…美하원 정보위 회의 전격 취소

입력 2017-03-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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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누네스 커넥션 소용돌이…美하원 정보위 회의 전격 취소

與중진 "이런 일 본 적 없어" 퇴진 압박, 사면초가 누네스 거부

FBI·NSA 정보기관, 정보위에 브리핑 거부…'러 의혹' 조사 '삐걱'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인수위를 미 정보기관이 사찰했다는 주장을 펴, '백악관-누네스 커넥션'을 초래한 데빈 누네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이 사면초가로 내몰리고 있다.

누네스 위원장이 정보위원들과 논의하기도 전에 일방적인 '트럼프 인수위 사찰' 발표를 한 데 이어, 발표 전날에 백악관 영내에서 수상쩍은 만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사퇴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28일(현지시간)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누네스 위원장은 많은 해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위원장으로서 보인 경솔한 행동을 질타했다.

매케인 의원은 "오랫동안 의회 생활을 했지만 이런 일을 들어본 적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누네스 위원장은 반드시 발언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며 '트럼프 인수위 사찰' 정보를 입수한 경위에 대한 의혹을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매케인 의원은 특히 "하원 정보위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가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초당적인 조사가 돼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누네스 위원장이 조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NBC방송 인터뷰에서 "그가 누구를 만나 무엇을 들었는지를 정보위원들에게 말하려 하지 않는다면 위원회를 이끌 능력을 잃게 된다"고 압박을 가했다.

그동안 하원 정보위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내통' 의혹 등 일련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누네스 위원장이 느닷없이 '트럼프 인수위 사찰'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은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낳았다.

민주당은 누네스 위원장을 향해 "트럼프 꼭두각시"라며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서 그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공화당 지도부가 진작 그를 배제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네스 위원장은 '트럼프 인수위 사찰' 주장을 하기 전날인 지난 21일 밤 백악관 영내에서 '정보원'을 만났다고 CNN방송이 지난 27일 보도하자,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그곳(백악관)에 갔다"고 확인했다.

'백악관-누네스 커넥션'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하원 정보위는 금주 예정된 모든 회의 일정을 취소했다. 정보위는 통상 주 2회 전체회의를 개최해 왔다.

이에 따라 이날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마이크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하려던 전체회의도 무산됐다.

특히 두 정보기관 수장이 정보위 내 거친 파열음에 따른 우려로 위원회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해, 향후 정보위의 러시아 의혹 조사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도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누네스 위원장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을 철저히 하고 있다. (진상조사는) 모든 게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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