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드론' 잡는 '안티 드론' 뜬다…특허출원 늘어

입력 2017-03-29 09:32  

'나쁜 드론' 잡는 '안티 드론' 뜬다…특허출원 늘어

4년간 46건…핵심기술 출원은 미국의 5분의 1 수준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2015년 4월 2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관저 옥상에 소형 무인기(드론)가 떨어졌다.


조사 결과 드론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고, 이 드론은 범인이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해 1월 26일 미국에서는 술에 취한 정보기관 요원이 날린 드론이 백악관을 들이받고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나쁜 드론의 위협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안티 드론'으로 불리는 공중 보안 패러다임이 주목받는다.

29일 특허청에 따르면 안티 드론 기술의 국내 특허출원이 시작된 2013년 이후 4년(2013∼2016년)간 관련 기술 특허출원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안티 드론은 테러, 범죄, 사생활 영역 침입이나 감시, 조작 미숙에 의한 사고 문제 등을 일으키는 나쁜 드론을 무력화하는 드론이다.

특정 공역(空域)에 들어온 소형 물체를 탐지하고, 이것이 드론인지 아니면 새와 같은 다른 비행체인지 식별해 승인되지 않은 드론의 침입일 경우 이를 무력화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드론의 탐지는 주로 레이더 탐지나 드론의 무선 통신을 인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무력화는 전파교란 방식이 사용된다.

안티 드론 기술 특허출원은 2013년 1건에 그쳤지만, 2014년 9건, 2015년 17건, 지난해 19건으로 계속 늘었다.


통신 분야 다른 기술과 달리 전체 46건 중 개인과 중소기업 출원이 63%(29건)로 가장 많았고 대학교 15%(7건), 정부출연 연구소 13%(6건), 대기업 9%(4건)의 순이었다.

드론 관련 특허출원이 2013년 126건, 2014년 149건, 2015년 389건인 것에 비해 안티 드론 특허출원 건수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안티 드론 분야 중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 드론 무력화 기술은 국내의 경우 2016년까지 모두 12건이 출원됐지만 미국은 같은 기간 60여건이 출원돼 그 차이가 5배에 달한다.

국내 기업들의 안티 드론 기술 개발이나 시장 진입이 글로벌 기업보다 아직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전파법상 군이나 일부 인프라 시설을 제외하고 민간에서 행해지는 전파교란 행위가 불법이라는 점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신성장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게 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봉묵 특허청 통신네트워크심사과장은 "북한의 위협을 포함한 군사스파이 또는 테러 위협, 산업스파이로 인한 위험요소를 폭넓게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안티 드론 기술 개발이 매우 시급하다"며 "드론시장 규모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나쁜 드론의 위협을 막아줄 안티 드론 분야의 기술 개발과 지식재산권 선점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령 정비를 통한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으로 개발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ye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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