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의 현직 경찰관이 뺑소니 사고를 방조하거나 교사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 물의를 빚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지난 25일 서귀포시 평화로에서 사망 교통사고를 낸 뺑소니 차량에 동승했던 경위 이모(44)씨를 특가법상 도주차량 교사나 방조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이씨는 "차량이 돌이나 통나무 등 무엇인가에 부딪힌 줄 알고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 운전자에게 그냥 가자고 말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뺑소니 차량 운전자인 송모(42·여)씨가 검거된 직후인 지난 26일 조사에서 "잠을 자고 있어서 사고가 난 줄 몰랐다"는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송씨가 "운전 중 무엇인가와 충돌한 느낌이 났고, 옆에 있던 A씨가 '그냥 가자'고 말했다"고 진술하는 등 A씨가 뺑소니를 구체적으로 지시한 정황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증거와 진술을 토대로 A씨가 교통사고를 알고 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운전자 송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여 이씨의 혐의점을 특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직후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오전 1시 20분∼2시 20분 서귀포시 안덕면 평화로에서 송씨가 술에 취한 이씨를 태우고 제주시 방면으로 승용차를 몰다 갓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몽골인 여성(33)을 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사고 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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