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독자노선'·劉 '조건부연대'…'동상이몽' 비문연대 종착역은

입력 2017-03-29 11:52  

安 '독자노선'·劉 '조건부연대'…'동상이몽' 비문연대 종착역은

연대론 놓고 한국당 주자 입장차…김종인, 외곽서 후보단일화 군불때기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광빈 기자 = 국회 교섭단체를 구성한 주요 정당을 중심으로 '본선 대진표'가 윤곽을 잡으면서 올해 대선의 최대 변수 격인 비문(비문재인) 연대 논의가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낼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비문연대를 둘러싼 각 당과 주자들의 입장이 이런저런 형태로 표출돼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된 형국이다.

그러나 당마다 주자마다 시각차가 뚜렷한데다 각 당 내부에서조차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 실질적으로 추진 동력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비문연대 성사의 열쇠를 쥔 안 전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정치공학적 연대가 아니라 국민이 선거과정을 통해 선택하는 '결과적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당원과 국민이 정해준 우리 후보가 확정되면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당 중심으로 집권하기 위해 많은 분이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를 만들어나가면서 인위적 연대 및 후보단일화 과정 없이 시대적 과제를 풀 수 있는 적임자임을 내세운다면 자연스럽게 중도·보수층을 상당 부분 끌어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선 경쟁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선 국회 부의장뿐만 아니라 일부 호남 중진의원들도 연대론을 주창해왔지만 안 전 대표가 '3연승'의 파죽지세를 보이면서 목소리가 잦아드는 분위기다.

박지원 대표가 전날 "국민이 자동으로 연합이나 연대, 연정의 길을 만들어주실 것"이라고 말한 것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선 연대론에 길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지만, 박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언급해온 '국민에 의한 연대'와 비슷한 입장으로, 원칙론을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유승민 후보는 한국당에 친박 인적청산을 주문하고, 국민의당에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 안보 문제에 대한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유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을 향해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고 박 전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하면서 권력을 누렸던 사람들은 당연히 인적 청산이 돼야 한다"며 친박 핵심에 대한 '인적 정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홍준표 경남지사를 겨냥해 "출마를 당초부터 이해할 수 없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홍 지사의 '자격' 자체를 문제 삼았다.

한 마디로 '조건부 단일화론'을 제기한 것으로 이해된다. 후보 선출 이후 후보단일화에 대해 좀 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나온 셈이다.

다만 유 후보의 이런 입장은 단일화 논의를 앞두고 기싸움 성격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른정당의 당과 후보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외연 확장에 필요한 '연대' 또는 '후보단일화'가 유 후보의 필수불가결한 숙제라는 관측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 주자들 사이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문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유력 주자인 홍 지사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물론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둔 반면, 친박계의 김진태 의원과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단일화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점은 홍 지사가 후보가 될 경우 바른정당과의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홍 지사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바른정당하고 분당하고 있을 아무런 이유가 없어졌다. 그래서 같이 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친박 인적청산을 고리로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전 대표가 비문연대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바른정당과 한국당 간의 범보수 연대가 현실성을 띨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한국당 일각에서는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낮아 자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국민의당과의 연대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연대론으로 선회한다고 해도 기존의 호남과 진보 지지층을 감안해 한국당과 연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기존 정당 밖에서는 대선 출마의사를 시사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비문 후보단일화에 여전히 군불을 때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9일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및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조찬회동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모두 정당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데다, 대중적 지지기반이 약해 추진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치 컨설팅 업체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통화에서 "비문진영 내에서 지지율이 압도적인 후보가 자연스럽게 비문 표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단일화의 필요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표에 대한 추격전이 수월치 않을 경우 단일화에 대한 유혹이 강해질 수 있지만, 현재로선 단일화 로드맵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민심의 환영을 받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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