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자 파견땐 논란 소지…美의회 대북제재법안 통과땐 제재 대상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중접경에 위치한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허룽(和龍)시가 올들어 국가급 변경(邊境)경제합작구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북한 인력을 대거 끌어와 활용하는 방법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허룽시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변경경제합작구 운영계획에서 "사업추진에 필요한 노동자 인력을 조선(북한)에 요청해 충당하겠다"며 "노동자들에게 급여, 숙소 등을 지급 및 제공하겠다"고 명시해 인력을 활용한 경제협력 추진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가 추진하는 대북제재 법안에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외국기업을 제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허룽경제합작구 사업도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29일 현지매체인 연변일보에 따르면 허룽시 정부는 경제활성화사업의 핵심인 '허룽 변경 경제합작구' 내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해 올 상반기 전후 시험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제합작구에서 생산될 품목은 구두, 자동차용 에어컨부품, 플라스틱 기구, 온수난방바닥재, 의류 등이며 허룽시가 발표한 전체 프로젝트 투자액은 65억7천만 위안(약 1조64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인 합흥 구두·복장(의류)산업단지는 총투자액 56억 위안(약 9천68억6천만원)으로 올해 3억 위안(약 485억8천만원)을 투자해 이달 말 시험생산에 들어가며 연간 생산액 5억 위안(약 809억7천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총투자액 2억7천만 위안(약 437억4천만원)인 자동차용 에어컨부품 프로젝트는 올해 1억2천만 위안(194억4천만원)을 투입해 오는 7월 말부터 시험생산하며 연 2억5천만 위안(405억원) 어치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총 5천만 위안(약 81억원)을 투자하는 플라스틱 기구·포장 프로젝트, 3억 위안(약 485억9천만원)의 에어컨식 온수난방바닥재 및 환경보호 보일러 프로젝트. 1억 위안(약 162억원)을 투입하는 캐쥬얼의류 생산 프로젝트 등이 오는 7월 말 시험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밖에 2억5천만 위안(약 404억8천만원)을 투자할 톈진(天津) 굉운그룹 종합개발 프로젝트가 조만간 회사등록을 마치고 부지선정에 들어가 빠르면 오는 5월께 착공할 전망이다.
문제는 시 인구가 30만명에 불과한 허룽시가 경제합작구사업에 투입될 최소 수천명에서 수만명에 달하는 노동력을 감당할 수 없어 작년 8월 옌지(延吉)시에서 열린 경제합작구 설명회에서 "필요한 인력 송출을 조선(북한)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에드 로이스 위원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대표 발의한 북한제재법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상 북한 해외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토록 한 것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따라서, 허룽시의 북한 인력 조달 계획은 미중 간 갈등을 깊게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허룽시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접경한 북한의 무산탄광, 청진항 등을 염두에 두고 변경경제합작구 지정을 추진해 2015년 3월 중국 국무원(내각 격)으로부터 4천여㎡ 면적의 건설계획을 비준받고 작년 3월 착공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달 28일부터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북한 평양을 오가는 전세기가 신규 취항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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