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뉴스 보도…"과거 키프로스 은행이 돈세탁 의혹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가 과거 키프로스에서 돈세탁 정황이 의심되는 계좌를 보유했다고 미 NBC뉴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7년 키프로스에서 매너포트와 연관된 은행 계좌와 업체는 각각 15개, 10곳이었다.
연계 기업 중 최소한 한 곳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돈을 받는 창구로 이용됐다고 NBC뉴스는 설명했다.
매너포트가 연관된 업체 가운데 PEM자문회사는 러시아 억만장자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엄청난 금액의 협상을 하는 데 활용됐다.
매너포트의 연관 계좌들이 돈세탁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나오자 키프로스의 한 은행은 자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은행 소식통들은 돈세탁 의혹이 제기된 후 매너포트가 계좌를 폐쇄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들은 2009년 10월에 키프로스에서 개설된 계좌 하나에서 거액이 입금된 뒤 당일 바로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계좌 개설과 회사 설립은 자금 거래의 추적을 일부러 피하려는 수법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앞서 AP통신은 22일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이 올해 초 키프로스 당국으로부터 매너포트의 키프로스 금융거래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너포트의 대변인은 NBC에 보낸 성명에서 "모든 게 적법했다"며 "모든 계좌는 합법적인 사업을 위해 키프로스에서 고객의 지시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매너포트는 과거 친(親) 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대통령 소속 정당에서 거액을 받고 미 정가에 로비한 의혹이 불거져 캠프 선대위원장 자리에서 낙마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매너포트가 푸틴 대통령을 돕고자 푸틴의 측근 인사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러시아 스캔들' 논란은 한층 증폭되는 모양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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